▲매봉정 가는길 이정표매봉정으로 오르는 길에 자리한 이정표. 이곳에는 황둔쌀찐방길로 표기되어 있다.
이보환
숲속 오선지에 새소리와 물소리가 앉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도돌이표가 되어 숲을 가득 메운다. 버드나무, 소나무, 매실나무. 이름표를 걸고 있는 키큰 나무와 친구가 된다. 휴양림 곳곳에 사방댐이 있다. 대규모 토사유출을 막아 하류 농경지 피해를 예방한다고 안내돼 있다. 최근에 공사가 마무리된 흔적이 남아 있다.
자연휴양림을 지나자 치악산 둘레길 6코스 매봉산 자락길이 시작된다. 치악산둘레길 6코스 매봉산자락길은 임도다. 걷기, MTB, 명상 모두 가능하다. 해발 700~750m로 감악산의 아름다운 산 능선이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황둔 하나로마트에서 시작하면 피노키오캠핑장-매봉정-물안정-석기동까지 14.3㎞ 거리다. 나는 처음 계획대로 매봉정에서 돌아오기로 했다. 임도는 끝없는 오르막길이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지고, 어느 순간부터 터벅터벅 걷는다. 힘겨움에 몸을 돌려 뒷걸음을 하니 등 뒤로 펼쳐진 건너편 산능선이 검은빛 바다다. 걷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주변 경치를 보는 재미다.
어느새 산꼭대기에 가까워진다.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적막한 임도가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의 행진으로 화려해진다. 바람의 강도가 점점 거세진다. 매봉정이 가까워진다.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들려온다. 매봉정에 도착했다.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인다. 뉘엿뉘엿 지는 해보다 앞서 도착하기 위해 걸음을 서두른다. 겨울 해는 유난히 빨리 진다.
"먼저 갑니다. 조심히 내려오세요."
처음 보는 분들이 나의 안전을 걱정해주는 곳, 산은 그런 곳이다. 굉장했던 오르막길을 내려가는 것도 쉽지않다. 눈이 녹으며 빙판을 만들었다. 그만큼 발끝에 가해지는 힘은 강해지고 신경은 곤두선다. 순식간에 피노키오 자연휴양림까지 내려왔다. 걸음은 자연스럽게 숲의 박자에 맞춰 안정되고 심신은 편안해진다. 늦은 오후 마을은 평화롭다. 하지만 인도없이 차도로 다녀야 하는 어르신들의 안전이 걱정된다. 보행자들이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나길 기대해본다. 내려와서 먹는 황둔찐빵 맛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오늘 걷지 못한 서마니 강변길 안내도를 보면서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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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농업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충청매일신문 부국장, 제천단양뉴스 운영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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