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22'에서 보고서 쓰는 백남준 모습. 이탈리아 사진가 '지아니 멜로티'가 찍다. 1974년 ⓒ Gianni Melotti
Gianni Melotti Archive
1968년 첫 보고서의 골자는 '종이는 죽었다'이다. 앞으로 사회는 종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예를 한국에서 하나 찾아보면 2000년부터 전자신문을 낸 <오마이뉴스>다. 이젠 종이 지폐도 전자 지폐로 점점 바뀐다. 이렇게 되면 나무를 덜 베니 환경에도 좋다.
또 같은 해 보고서에서 백남준은 "가장 미학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의 교육철학이 담긴 문장이다. 이제 모든 학교는 예술학교가 되어야 하고, 모든 교육은 예술적 상상력과 정보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백남준은 시대의 전환기를 맞아 요즘 많이 보는 디지털 대학도 제안했다. 당시 제목은 '인스턴트 글로벌 대학'이다.
또 백남준은 1974년에 '후기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계획'라는 보고서를 냈다. 여기서 그의 고민은 '동서가 어떻게 하면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느냐'하는 거였다. 백남준은 실크로드를 통해 이런 분야를 개척한 칭기즈칸과 M. 폴로를 떠올리면서, 이 길을 전자화·고속화하는 '전자초고속도로(Electronic Superhighway)' 개념을 발명했다. 오늘날의 '인터넷(www)'이다.
백남준은 인터넷을 온 인류가 에너지 낭비 없이 진보할 수 있고, 전쟁도 막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봤다. 또 이건 빠를수록, 쉬울수록, 쌀수록 좋다고 했다. 왜? 그래야 정보소외자가 없어지기에. 백남준은 미국이 베트남에 진 것도 결국 상대국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의심쩍은 권력 복합체'가 정보를 독점하는 건 절대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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