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결정문
이민선
일본 자동차 부품 기업 덴소(DENSO) 자회사인 한국와이퍼(안산 반월공단)는 지난해 7월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기업 청산을 발표했고, 올해 1일부로 휴업을 하며 공장 문을 걸어 잠갔다. 현재 기업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다음날인 2일부터 설비 반출을 막기 위해 20여 명씩 2조 2교대로 공장에서 숙식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다. 공장 사수 투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 12일 노동자 209명에게 "다음 달 18일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발송했고, 노동자들은 16일 이 통지서를 전달받았다.
최윤미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은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해고예고를 철회하고 고용승계 문제를 해결할 길을 회사가 찾아야 한다"라고 밝히며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해고를 강행하게 되면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 분회장은 "덴소 자본이 우리 노동자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나 그 단체협약을 만들어왔던 민주노조의 정신과 투쟁이 덴소 자본의 탐욕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번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 분회장은 지난해 11월 7일부터 한국와이퍼의 청산 폐업 중단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44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최 분회장을 비롯한 노조 측은 경영악화, 적자 누적으로 인한 기업 청산이라는 회사 측 주장에 "일본 자본 덴소가 10년간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어 놓은 뒤 자기들 배만 불린 게 그 원인"이라 맞서고 있다.
이 주장은 지난 9월 1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와이퍼는 원가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덴소코리아에 납품을 해 지난 10년간 44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차에 납품한 덴소코리아 역시 지난 10년간 36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이렇게 적자가 나는 동안 덴소는 10년간 덴소코리아로부터 2400억 원의 기술사용료를 받아 챙겼다.
하지만 회사 측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가격 경쟁이 심했고 노동조합 요구로 임금이 올라 원가가 상승이 원인"이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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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와이퍼 대량해고에 법원 제동 "노조와 합의 없이 해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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