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스 우린 자매니까> 책표지
에이치비프레스
수년이나 지난 그날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은 <시스터스: 우린 자매니까>라는 사진집 덕분이었다. 인물사진에 짤막한 인터뷰가 더해진 책인데, 서문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책에서 작가 소피 해리스-테일러는 뿌리 깊은 질투심, 그리고 내면에 공존하는 두려움과 사랑 등을 (인물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자매라는 관계의 바로 그런 매혹적인 요소를 명민하게 포착했다. 또한 그녀에게 이번 작업은 단순히 창의적인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에겐 훨씬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었다. 소피 본인의 자매 관계는 항상 순탄치 않았고, 그러다 결국은 서로 멀어지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작품을 통해 자매라는 밀접한 사이의 비밀을 찾아내려 했던 것이다." (4쪽)
어떤 페이지를 펼치든 고유한 분위기를 풍기는 자매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을 설명하는 문장들이 이어지는데, 예를 들면 이렇다. 앨리스와 플로 자매가 인위적인 웃음기 없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더해지는 말은 이렇다.
"앨리스: 플로는 내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갖게 해요. 플로가 없었다면 삶이 훨씬 더 힘들었을 거예요. 가끔은 내 속도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드는데, 좀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플로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 때가 많아요."
이것은 예일 뿐, 복잡미묘한 자매 사이를 보여주는 사진과 글들이 수두룩하다. 글자 수로만 치면 얼마 되지 않는 이 책을, 나는 꽤 오래 보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자매는 물론 우리 자매가 보내온 많은 날들을 떠올려야 했기 때문에. 그녀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자매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자매가 없다 해도, 그와 비슷한 관계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때로는 아슬아슬하지만, 퍽 달콤한 나머지 끈적이는 그 관계 말이다.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울고 웃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그들이 이어온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밀물과 썰물처럼 채우고 비우는 것은 믿음, 질투, 추억, 상실, 토라짐,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작가노트> 중에서
시스터스 : 우린 자매니까
소피 해리스-테일러 (지은이), 강수정 (옮긴이),
에이치비프레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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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 간의 복잡미묘함을 겪어 본 이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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