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가운데, 청사 입구에 포토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권우성
무죄의 멍석을 잘 깔아준 대장동 사건의 전·현 검찰 수사팀에 '경의'를 표시하는 뜻에서 그들의 이름도 역사에 새겨놔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은 '50억 클럽'인데 곽상도 전 검사가 무죄를 받았으니 검찰 수사를 지적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수사팀 인원이 너무 많으니 팀장급 이상만 명단에 올리겠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전 대장동 특별수사팀장 김태훈 검사, 지금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 고형곤 검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 엄희준 검사, 반부패수사3부장 강백신 검사가 그들입니다.
대장동 수사 전체를 총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송경호 검사의 이름도 빼놓기 서운합니다. 그는 무죄로 끝난 이명박 정권 시절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며 악명을 떨친 바 있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을 도륙 하다시피한 수사를 지휘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곽상도 무죄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머리 잘 돌아가는 그가 '2심에서 유죄를 받기 위해 공판 인력을 보강하겠다'라는 말로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 책임을 피하려는 꾀를 부렸더군요.
당황한 검찰이 곽상도 항소심에서 어떤 식의 '명연기'를 펼칠지 벌써 흥미를 돋우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감사할 건 감사하고 기억할 건 기억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감사합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감사합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감사합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감사합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잊지 않겠습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잊지 않겠습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잊지 않겠습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잊지 않겠습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송경호 고형곤 김태훈 엄희준 강백신 검사님.
검찰과 법원을 담당하는 법조 기자도 이번 명판결의 숨은 공신입니다. 특종 욕심에 사로잡혀 검찰이 던져주는 일방적인 수사 정보를 '관계자' '소식통' '전해졌다' '알려졌다'라는 식의 기사, 저널리즘 원칙을 무시한 기사를 써대며 검찰의 의도에 놀아난 이른바 '친검 기자'들의 이름도 기억해둬야 합니다.
<뉴스타파>를 비롯해 검찰과 법원 기자실 출입을 봉쇄당한 작은 매체의 기자들이 더욱 정확하고 날카로운 검찰, 법원 기사를 써내고 있는 현실은 법조 기자실과 기자단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법조 기자들은 이제라도 법비의 삼류 구성원 노릇에서 탈피해 시민의 편에 서서 법비의 일탈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작고하기 전에 "민주주의를 위해 여러 할 일이 있지만 하다못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법의 이름으로 법을 능멸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기억하는 일은, 담벼락에 대고 욕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행동일 것입니다. 절대 잊지 맙시다, 그들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합시다, 그들의 행적을!
* 법비(法匪)는 '법을 악용하여 사적인 이익을 챙기는 무리'를 일컫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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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논설위원실장과 오사카총영사를 지낸 '기자 출신 외교관' '외교관 경험의 저널리스트'로 외교 및 국제 문제 평론가, 미디어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일관계를 비롯한 국제 이슈와 미디어 분야 외에도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1인 독립 저널리스트를 자임하며 온라인 공간에 활발하게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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