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대장동 등과 관련 3차 검찰소환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희훈
결국, 검찰이 역사를 새로 썼다.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구 부패방지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16일 청구했다.
20대 대선일은 2022년 3월 9일이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1년도 되지 않아 유력 대선후보였던 정치인을 상대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직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역시 헌정사 최초다.
이같은 초유의 상황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3차 소환 조사(위례·대장동 사건으로는 2차)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앞서 검찰 측은 사안이 중대한 사건으로 다수의 자료와 물증을 제시했는데 이 대표가 구체적인 입장을 답변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헌정사 최초 구속영장 청구를 가능하게 만든 것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위례·대장동 사업과 관련하여 배임, 구 부패방지법 위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3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위례·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정보를 민간 사업자에게 제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도록 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 수사 결과로는 이 대표가 이와 같은 행위를 승인 또는 묵인했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초기 단계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빼도록 해 성남시 측에 거액의 손해를 끼쳤다(배임)고도 판단했다. 그로 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4895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구속영장청구서에 특정된 이 대표의 배임혐의 액수다.
이와 같은 검찰 수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대장동 일당의 진술이다. 역사상 초유의 일이 그들의 '입'에서 비롯된 셈이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 받았다는 혐의는 이번 영장 청구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검찰 수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던 내용이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가 진행한 성남FC 후원 의혹 수사 결과도 서울중앙지검에 이송돼 구속영장청구서에 포함됐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네이버와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유치하면서 이들 기업에게 각종 인허가와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성남FC에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도록 요구했고(특가법 위반), 또한 그 과정에서 기부를 받는 것처럼 기부단체를 통해 성남FC에 돈을 지급하게 하여 범죄수익의 발생원인 등을 가장했다(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는 것이다.
"제가 뭐 어디 도망간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