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18번 완당의 육수제조기계. 2대 이용웅 대표의 공장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지하의 제면기와 함께 일의 효율을 증가시켜서, 인터넷 소문으로 찾아온 수많은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최서우
- 다른 식당과 비교했을 때 차별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오히려 옛날 식으로 한다고 할까요? 조부께서 하던 레시피를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우동도 요즘 유행하는 가쯔오 대신 멸치육수가 들어가죠, 사리도 옛날 우동식이고요. 완당과 발국수 육수도 멸치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인터넷 광고 안 해요. 솔직히 입소문만큼 무서운 게 없어요. 그리고 방송국에서 저희를 찾아와요. 저희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 광고 작업도 하지 않고요."
- 완당 집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게 있나요?
"어머니께서 운영했을 때는 7인분 반의 발국수와 돌냄비우동 한 그릇을 드셨던 스님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아직까지 저희 가게 최고 기록입니다. 롯데자이언츠 고 최동원 투수도 기억납니다. 고등학교 선배님이시고, 저희집 단골이었어요. 돌아가시기 전년도 가을이었나 저녁 8시쯤까지 장사할 때인데, 7시쯤 전화가 왔어요.
부산에 막 진입했는데, 몇 시까지 하냐고 여쭈어 보더라고요. 8시까지 한다니까 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퇴근길 막히는 와중에도 7시 40분에 도착하셔서 완당을 드시고 가셨어요. 그런데 몇 달 지나서 TV에 나오셨는데 얼굴이 상당히 초췌해지셨고, 이후 바로 세상을 떠나셨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건강한 모습이었는데, 가슴이 먹먹했죠."
- 음식점 일은 상당히 고된 일로 압니다만, 대표님께서 가업을 잇기로 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할머니께서는 제게 항상 말씀하셨지요. 너는 절대 장사하지 마라. 물론 부모님께서도 장사에 대한 말씀을 하지 않았죠. 대학에서도 경영학과를 전공했는데, 군대 다녀오고 일본 유학을 다녀왔어요. 가보니까 100년 넘은 점포들이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4학년이 되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하지 않으면 100년 가게가 될 수 없겠구나. 무조건 100년 운영하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일본에 한 번 더 갔어요. 그때는 일본 공장에 가서 일했어요. 처음에는 오사카 옆 효고현 가서 육수제조 기계공장에서 9개월 동안 일했고, 이후에는 오키나와 소바 공장에서 4개월 일하다 왔어요. 공장을 경험하고 나서는 2006년도부터 부모님을 도와 가게 일을 시작했습니다. 장손이어서 책임감도 있었던 것 같아요."
- 보통 사업을 확장하면 프렌차이즈처럼 분점을 내는데, 76년 동안 분점을 내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관리가 어려워요. 사실 사업 확장하신 분들이 대단하신 분들이죠. 2000년도부터 저희 집이 소문나면서 체인점 달라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진짜 많이 왔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체인점, 분점을 하나도 안 주셨어요.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본점 하나 하기도 아침부터 밤까지 관리하느라 바빠서 힘든데, 제가 체인점을 관리할 수 있겠냐면서요. 그리고 맛을 지켜야 하는데, 분점을 내면 더 하기 힘들죠. 맛과 타협한 순간 손님들이 맛이 변했다는 걸 무조건 알게 됩니다. 그리고 또 말씀드릴 것은 카운터에 주인이 있어야 해요. 특히, 메인 시간에는요.
가끔 음식 맛이나 서비스가 손님 기대에 못 미칠 때가 있어요. 카운터에 주인이 없어 봐요. 그 집 음식 맛없고 서비스도 엉망이다, 주인 신경 쓰지 않는다 입소문 나고 다시는 안 오십니다. 이게 정말 무서워요.
그런데 주인이 있으면요, 손님의 불만을 바로 응대할 수 있어요. 손님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는 거죠. 어마어마한 차이죠. 주인이 가게를 자주 비우면 매출은 서서히 줄어듭니다. 처음엔 잘 몰라요. 하지만, 한번 떠나간 손님을 다시 모시기란 거의 불가능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