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 115주년을 맞아 대전지역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 등은 8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퇴행의 시대를 넘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자"고 선언했다.
장재완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성차별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성평등 가치를 남성과 여성의 싸움을 부추기는 도구로 왜곡하고 있다"라며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여전히 성불평등 사회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02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146개국 중 99위를 차지했고,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2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였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OECD 국가 38개국 중 34위, 최하위권이다.
이들은 "채용에서부터 업무배치, 승진으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성차별은 여성을 더욱 불안정한 위치로 내몰고 있다"라며 "젠더폭력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심화된다. 코로나 감염병 시기를 거치며 더욱 무거워진 돌봄의 책임은 여성들의 일상을 빼앗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 국가는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책 기조에서 '여성', '성평등'을 삭제할 게 아니라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시간 노동 근절, 성별임금격차 해소하고, 안전한 일터 보장 ▲젠더 관점으로 구조적 여성폭력에 대응 ▲돌봄과 차별 없는 복지 실현 ▲정치대표성의 다양성과 성별균형 보장하는 정치개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성평등 사회 실현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퇴행은 언제나 있어왔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실현을 향한 우리의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결코 없다"면서 "우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며 성차별·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세상을 바꿔왔다. 다시 한 번 이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 사회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선언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박이경수 대전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115년 전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쳤던 여성노동자들의 외침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 대한민국의 여성정책은 퇴행의 길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비롯해 노동자를 탄압하고 시민단체를 호도하며 과거 군사독재정권을 능가하는 폭압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퇴행의 시대를 지켜볼 수만은 없다. 우리가 쟁취해온 자유와 평등을 위해 더 큰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면서 "여성들의 삶이 더 이상 퇴행하지 않도록 여성의 역사가 앞으로 더욱 진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행동하자"고 말했다.
민주노총대전본부 이영주 수석부본부장도 "우리 아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는 성차별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등한 세상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평등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 115년 전 빵과 장미를 들고 거리에 나섰던 선배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 저녁 7시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사거리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대전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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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의 시대를 넘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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