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공판에서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건넨 돈이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용 전 부원장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전후인 지난 2021년 4월에서 8월 사이 유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남욱 변호사에게서 대선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남욱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8억4700만 원을 건넸으나 김 전 부원장에게 6억 원만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1년 4월 남욱 변호사에게 돈을 건네받은 정민용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1억 원을 줬고, 유 전 본부장이 이를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봤다. 또 2021년 6월 남욱 변호사가 5억 원을 마련해 정민용 변호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고, 이중 3억 원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남은 자금 2억 원과 정 변호사로부터 추가로 받은 1억 원을 합한 3억 원 중 2억 원만 따로 빼 김용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날 검찰은 지난 1차 공판에 이어 다시 한번 정민용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5억 원을 전달할 때 사용했다는 붉은색 계열의 골판지 상자(발렌티노 신발 상자)를 법정에 가져와 선보였다.
검찰 : "돈이 어디에 들어있었는지 어떤 식으로 포장되었는지 기억하나?"
유동규 : "빨간 상자 안에 들어가 있던 걸로 기억한다."
검찰 : "어떤 브랜드?"
유동규 : "나는 브랜드는 잘 모른다. '발렌티노'라는 거는 들었다."
검찰 : "빨간 박스라는 건 기억나나?"
유동규 : "빨간 박스는 기억난다."
검찰 : "정민용이 2021년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에 건넨 박스가 맞나?"
유동규 : "(PPT 속 사진 가리키며) 저 박스 맞는것 같다."
검찰 : "(박스를 직접 들어보이며) 이 박스 맞나?"
유동규 : "같은 박스다."
검찰 : "발렌티노 슬리퍼 박스인데. 1억이 저렇게 들어간다. 돈이 (PPT 사진처럼) 저렇게 들어있던 것이 맞나?"
유동규 : "네. 아마도."
검찰은 7일 공판에서 "5만 원권 100장을 1묶음으로 만들어 현금 9500만 원을 박스에 나란히 정렬하고 나머지 한 묶음은 빈 공간에 넣으면 1억 원이 박스에 담긴다"며 "정민용은 상자 5개(5억 원)를 나이키 가방에 담아 유동규에게 전달했다. 유동규는 김용에게 이 중 2억 원을 인적이 드문 경기도청 인근 도로에서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9일 유 전 본부장이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도 일부 공개했다.
진술서에는 "2021년 초 김용이 이재명 대선자금 10억 원 정도 준비해 달라고 했다"며 "남욱은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과 안양 군부대 탄약고 이전에 도움을 달라고 하면서 선거자금을 본인이 제공한다고 말했다. 남욱은 2021년 3~4월부터 8~9월까지 세네 번에 걸쳐 저에게 그 돈을 줬다. 7, 8억 원(현금)을 세네 번 나누어 (김용에게) 전달했다"라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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