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밖으로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희훈
지난 9일 오후, 검찰 관계자를 만난 기자들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한 소위 50억 클럽의 수사 상황'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 관계자는 곤혹스러운 듯 "다시 한번 말하겠다"며 하소연조로 속내를 풀어냈다.
"밖에서는 수사를 안 하고 있다고 하는데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필요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50억 클럽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차원에서 인력 보강도 이뤄졌다. 신속하고 공정하게 실체 규명을 노력하겠다."
그의 말대로 검찰은 이달 초 2017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대검찰청 인권정책관실 소속 정종원 연구관을 포함해 검사 2명을 '50억 클럽' 수사가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로 파견했다. 지난달 13일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불복해 검찰이 선고 닷새 만에 항소한 것과 결을 같이 하는 행보였다.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도 "곽상도 전 의원 사건과 관련하여 국민들의 뜻과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며 "엄정 대응을 당부했다"는 메시지를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배석판사 남민영·홍사빈)가 곽 전 의원의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의 입증 부족을 이유로 든 상황이라 검찰로서는 항소심에서 명예회복이 필요한 상태다.
검찰 입증 부족 지적한 재판부
지난달 8일 곽 전 의원은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재판정을 빠져나오며 기자들에게 "저한테 무죄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에 제가 발끝도 안 들였다는 얘기를 참고인들이 다 말했다. 그런 상황임에도 검사들은 제가 뭔가 일을 해줬다고 하는 얘기를 언론에 흘려서 그게 기사화되고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구속까지 됐다.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재판부는 선고 당일 "김만배씨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거나 곽 전 의원이 그 요청에 따라 실제로 하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아들) 곽병채의 입사가 성남의뜰 문제 해결 대가와 관련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곽 전 의원 손을 들어줬다.
곽 전 의원의 1심 재판 핵심 사안은 '호반건설의 하나은행 압력 사건'이었다.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천대유의 경쟁사였던 호반건설이 하나은행과 화천대유가 손잡고 만든 컨소시엄을 와해시키려 하자 화천대유 대주주였던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이 유지될 수 있게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 다니던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이 적용한 주된 혐의다.
지난해 11월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5년과 벌금 50억 원, 추징금 25억 원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