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학교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평생학습센터이다. 서울시 금천구에 있다.
이혁진
엊그제 7학년에 입학했다. <모두의학교> '7학년 교실'이다.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평생학습센터인 모두의학교는 여러 세대가 모여 서로 배우고 배움을 익히는 기관이다.
7학년 교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신입생 모집요강을 보고서야 '노년들이 초등학교 6학년에 이어 새로 배운다'는 조어다. 실제로 입학식은 초등학교 입학 분위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신입생들은 대부분 나이 70 전후로 보인다. 90세도 있다. 여기서는 학생을 '시민참여자'라 부른다. 20명 내외 학생들은 거의 여성이다. 남성은 나를 포함해 3명인데 단출하다.
7학년 교실에서는 이른바 '소프트스킬'을 배운다. 지역사회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팀웍, 리더십 등 역량을 말한다. 필요 역량은 스스로 자신을 돌보게 하고 이는 자존감을 키워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7학년 교실은 전국에서 처음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소풍과 방학이 있고 별도 졸업식도 갖는다. 일주일에 하루 두세 시간 11월까지 비교적 긴 수업 일정이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시범 사업이 끝나면 내년에 서울시 25개 구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들의 성실한 학습 특히 출석율을 제일 강조하고 있다.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영상자서전> <집단상담> <내몸진단> <시니어라인댄스> 등 고령자들에게 특화된 커리큘럼을 가르친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강사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입생들은 통성명을 하면서 교실 수업이 벌써부터 재밌고 설렌다는 반응이다. 또 어떤 분은 초등학교 시절 추억 때문에 신청했다고 한다. 일부 학생들은 벌써 교실 분위기를 장악한 듯 보였다.
무엇보다 학생 모두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또한 배움에는 나이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건강한 표정들이다. 똘망똘망한 모습에서 기어코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가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