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박재순
- 1987년 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은 민주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런 국민들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그 결과 지금 대한민국은 선일후한(일본먼저 한국나중), 천공세상, 유검무죄 무검유죄의 세상이 되었다. 과연 민심이 천심인 것인지?
"한국근현대 백오십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참으로 굴곡진 역사였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는가 하면 좌우로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부패무능한 조선왕조 말기, 일제 식민통치, 남북분단 6·25전쟁,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로 이어진 역사는 국가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역사였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항쟁, 6월 시민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민주혁명의 역사는 국민주권과 존엄을 실현하고 민주공화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한민족의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역사였다.
한국근현대는 국민을 억압하고 지배하는 국가주의 기득권세력과 국민주권과 존엄을 실현하고 완성하는 민주화운동세력이 충돌하는 시대였다. 한국근현대의 시대정신은 국가주의세력을 청산하고 참된 민주공화의 나라를 세우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함석헌은 인류가 마지막으로 극복하고 청산할 것은 국가주의라고 했다. 헌법정신과 이념에서는 민주공화의 이념이 지배하지만 사회정치교육종교문화의 현실과 제도에서는 국가주의 세력이 지배한다. 촛불혁명이 일어날 때는 민주화운동이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사회의 현실생활에서는 국가주의 기득권세력이 지배한다.
국민도 머리로는 민주주의를 지향하지만, 정치사회의 현실에서는 국가주의이념과 관행에 예속되어 있다. 천공과 같은 엉터리 도사가 나대는 것은 국민에게 민주 생활철학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검사들이 정치사회를 지배하는 검찰공화국이 된 것은 국민주권과 존엄을 실현하는 민주공화의 철학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낸다. 민주철학을 확립하고 생활화하는 운동이 일어나지 않으면 민심은 천심이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고 민주사회를 어둠과 파멸로 이끌어갈 것이다."
- 죽마고우 중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가 있다. 그래서 그와는 요즘 소통을 거의 안한다. 그런 이에게도 내 마음을 활짝 문을 열어야 하나?
"국민의 절반 가까운 수가 윤석열을 지지했기 때문에 윤석열정권이 탄생했다. 생각과 뜻이 다르다고 서로 외면하고 멀리한다면 갈수록 정치사회의 현실은 더욱 나빠진다. 나와 정치적인 생각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맘을 연다는 것이 그 사람의 생각과 주장에 아첨하고 맞추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의 신념과 생각이 확실하다면 대화하고 소통하여 다른 사람을 바른 생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과 국가 전체의 자리에서 진영논리와 당파성을 넘어서 옳은 생각, 옳은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서로 만나서 말싸움과 비난만 할 것이라면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안창호는 '내게 한 옳음이 있다면 상대에게도 한 옳음이 있다'고 했다. 깊고 진실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민주공화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 지금 대한민국은 800원을 훔친 버스기사는 법원에서 유죄를 받는데 아들이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는 무죄를 받는다.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어떻게 보나?
"판검사의 죄를 처벌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국민이 판검사의 직분과 행태를 너무나 너그럽고 안이하게 보는 것 같다. 판검사들이 힘없는 국민을 너무 쉽게 처벌한다. 심지어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사법적 조작과 왜곡을 일삼았다. 본래 판검사는 법에 따라 국민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직분을 행사하는 이들이다. 법에 의존해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들은 법과 법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에 대하여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법은 국민의 주권과 존엄과 행복을 실현하는 도구이고 수단이다. 판검사는 국민의 존엄과 주권을 실현하는 일꾼이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판검사가 법을 남용하며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 50억 원을 받기로 한 자들이 모두 판검사 출신이라는 사실은 검사, 판사가 탈법적, 초법적으로 불법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판검사가 불법적 이익을 탐욕적으로 갈취하는 이런 사회가 공정한 사회일 수 없다."
* 박재순 박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신학과 박사, 한신대 연구교수, 성공회대 겸임교수. 씨ᄋᆞᆯ사상연구회 초대 회장, 재단법인 씨알상임이사 역임, 현재 씨알사상연구소장
2008년 세계철학자 대회 '유영모, 함석헌 철학 발표회' 주관,
2009년 한일철학대회 '씨ᄋᆞᆯ철학과 공공철학의 대화' 주관.
저서: 『다석 유영모의 철학과 사상』, 『함석헌의 철학과 사상』, 『삼일운동의 정신과 철학』, 『애기애타: 안창호의 삶과 사상』, 『애국가 작사자 도산 안창호』. 『도산철학과 씨ᄋᆞᆯ철학』, 『인성교육의 철학과 방법』
논문: 도산 안창호의 마을공화국 철학(한국행정연구원 발표)
바닥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 - 욥기 묵상
박재순 (지은이),
나눔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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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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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철학 확립하고 생활화 하는 운동 일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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