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차별을 없애야 한다

등록 2023.03.31 15:42수정 2023.03.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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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시작하는 학교는 성과상여금으로 문을 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3월 10일 즈음하여 성과상여금 평가 등급을 각 교사들에게 통보하고, 3월 말에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  

새 마음으로 새로운 학생을 맞이하는 교사들이 새 학기에 새로운 교육계획 실천을 시작할 시점에 교사들은 지난해 교육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를 통보받는다. 새 마음, 새 다짐에 큰 상처를 입는 순간이다. 자신이 한 교육활동이 최하위 등급으로 평가받았을 때 교사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기간제교사의 경우는 더 그렇다.

담임을 하고, 표준 수업 시수보다 더 많은 수업을 하고, 부서의 기획 업무를 맡아 1년 동안 책임을 다하며 성실히 근무한 결과가 가장 낮은 등급인 B라는 통보를 받는 순간 문자를 두 번 세 번 확인하게 된다.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각종 연수를 받으며 교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하면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참아내며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한 결과가 정당하지 않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은 교사는 물론이고 공무직 등 다양한 학교 노동자들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이를 개인별로 정량화해 평가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도, 온당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가장 높은 등급인 S등급을 받는 것에 크게 기뻐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기간제교사가 받는 성과상여금은 정규교사에 비해 차별적이기 때문이다. 성과상여금 운영지침에는 '힘들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을 성과급에서 우대하고 교직사회의 사기진작 도모'를 목적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기피업무나 과중업무를 했음에도 정성평가(관리자 평가)에서 점수가 나쁘면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렵다.

어느 학교는 기간제교사가 한 명인 경우에도 가장 낮은 등급을 준다고 한다. 성과급 지침에는 한 명인 경우 절대평가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나 절대평가가 아니라 가장 낮은 등급이나 가장 많은 비율로 배정된 A등급인 중간 등급을 기계적으로 준다.


기간제교사들은 차별적 성과상여금 때문에 매년 분노스럽고 사기가 떨어진다. 그래서 많은 기간제교사들도 정규교사와 같이 아예 성과상여금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진정으로 기간제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원한다면
 
차등지급율(50%) S A B
정규교사 4,895,300 4,099,320 3,502,330
기간제교사 3,138,930 2,628,540 2,245,740
 
기간제교사가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아도 정규교사의 최하 등급인 B등급액에 비해 36만 원이나 적다. 이 차이는 매년 조금씩 더 벌어진다. 기간제교사의 경력이 많아질수록 차별은 심화된다는 의미이다.


이런 차별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교사들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당시인 2001년에 기간제교사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기간제교사를 제외하면서 어떤 설명도 없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를 교사로 인정하지 않는 차별적 사고임을 알 수 있다.

기간제교사는 당시에도 정규교사의 휴직 자리나 미발령 자리에 채용되어 정규교사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했다. 그럼에도 임용시험을 통과해서 임용된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했다.

2013년에 기간제교사의 성과상여금 차별 폐지 요구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성과상여금이 지급되었다. 이때도 교육부는 기간제교사에 대한 차별을 온전히 폐지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이같은 차별은 기간제교사는 단지 정규교사를 대신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일 뿐 교육공무원은 아니라는 판단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기간제교사는 20년 넘게 정규교원과 똑같이 교육과 업무를 하며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기간제교사 없이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도 없다. 또한 세월호에서 희생된 기간제교사의 순직과정에서 국회입법조사처와 경기도교육청 자문변호사들이 기간제교사도 교육공무원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지난해 임금청구 반환 소송에서도 기간제교사를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교육부가 진정으로 기간제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원한다면 기간제교사들이 교육공무원임을 인정하고 성과상여금 차별을 폐지해야 한다. 나아가 대다수 교사들의 바람대로 성과상여금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교사에게 균등 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박혜성씨는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우리도 교사> 저자입니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 노동자연대 등에도 기고할 예정입니다.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차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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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기간제교사이며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임. <우리도 교사> 저자, 기간제 교사와 관련한 기사를 쓰고 있음.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요구, 기간제 교사 차별 문제 등을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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