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가 2019년 2월 8일자로 정순신 아들에게 준 교과우수상 모형.
민사고
피해학생이 학교 폭력 불안증세로 학교에 거의 나오지 못할 때, 불복 소송 등으로 전학 처분을 회피했던 정순신 변호사(당시 검사, 국가수사본부장 낙마자) 아들은 교과 1등에게만 주는 교과우수상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학생은 2018학년도에 겨우 한두 달 등교했는데...
31일 <오마이뉴스>는 국회 교육위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과 민족사관고등학교로부터 받은 정 변호사 아들의 수상경력과 교과우수상 상장 모형을 입수해 살펴봤다.
정 변호사 아들 수상경력 란에는 2019년 2월 8일자로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교장으로부터 교과우수상(서양○○개론)을 수상한 사실이 적혀 있었다. 이 상장 수여일은 민사고가 정군 어머니에게 '강제전학' 형식이 아닌 '거주지 이전 전학'이 표시된 배정원서에 관인을 찍어준 날짜와 일치한다. 위장전학 논란을 빚은 날 상장까지 받은 것이다(관련 기사 :
[단독] 정순신 아들 '위장전학' 논란에 민사고 "우리 잘못, 실수" https://omn.kr/239yg ).
민사고가 정군에게 준 상장에는 "교과우수(1등)"란 문구와 함께 "위 학생은 2018학년도 2학기고사 서양OO개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므로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민족사관고등학교장"이란 글귀가 쓰여 있었다.
학폭 가해학생인 정군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2018학년도는 정 변호사 부부가 '전학취소'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의 불복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정군이 민사고에서 떠나야 했던 때다. 하지만 당시 2학년이던 정군은 2018학년도 내내 이 학교를 다니며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 교과우수상은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재돼 대입 전형에도 반영될 수 있었다.
반면, 같은 학년이던 피해학생은 2018학년도 대부분의 기간을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학폭 2차 재심(강원도학생폭력대책지역위)이 진행되던 2018년 6월 29일까지는 학교에 나온 횟수가 2~3일에 불과했다. 피해학생은 이 이후에도 학교에 나온 기간이 "많아야 한두 달이었다"는 게 민사고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시 피해학생 아버지는 재심에 나와 "가해학생이 친구들 앞에서 자기는 빵빵한 변호사를 써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떠들고 다녔다"면서 "(아들이 학교에 나와) 이런 이야기를 들고 또 공황 증세가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