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출금리 부담완화 입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소연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가계부채가 무려 3000조 원이라는 조사가 있다. 자영업자 부채는 1020조 원이다. 부채폭탄의 시침이 재깍재깍 커지고 있다. 정부 대책이 뭔지, 제가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뚜렷한 대책을 보기 어려운 상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치솟은 대출금리에 따른 서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5일 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주관 '대출금리 부담완화 입법' 간담회에서 "대출문제, 부채문제가 앞으로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리라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대출이 시급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정부의 '소액생계비대출'과 관련해 "50만 원을 금융취약계층에게 빌려준다고 하면서 이자를 15.9% 받겠다고 한다. '단 한푼도 손해보지 않겠다', 이런 태도가 정부가 취할 태도인지 참 의문"이라면서 현 상황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국민 고통 자양분 삼아 엄청난 이득 거두는 잘못된 현실 바로잡아야"
이재명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에서도 관련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지난 4일 열린 '청년 첫 출발, 소상공인 새출발과 기본금융 토론회'에서 모든 성인에게 1000만 원의 저리 대출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대출제도'를 제안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출금리 부담완화를 위한 야당의 정책 및 입법을 약속한 것.
이에 대해 그는 "최근 은행권에서 고금리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누리고 있다. 국민 고통을 자양분 삼아 엄청난 이득을 거두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면서 ▲은행의 부당한 비용전가 방지 ▲금리인하요구권 현실화 ▲서민금융을 위한 은행의 출연금 확대 등의 방향을 언급했다.
이어 "(부채폭탄 문제는) 우리 모두 앞에 현재 닥쳐 있는 일이고, 고통 받고 있는 일"이라며 "어쩌면 우리 사회에 심각한 파괴적 현상을 초래할지 모르는 부채나 고금리 문제에 대해 정부가 진지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센터 자문위원을 맡은 진선미 의원도 "청년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빚과 이자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정부의 소액생계비대출 정책을 비판했다.
진 의원은 "지난 4분기, 30대 이하 청년 다중채무자가 1년 동안 6만5000명 늘어난 142만 명인데 이들이 총 157조 원의 빚을 지고 있다"며 "대출여력이 없는 청년들이 정부의 이자율 15.9%에 달하는 생계비 대출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결국 이는 미래세대들의 위기에 필요한 지원이 아니라 고리대출로 유도하는 것이다. 과연 이게 정부의 청년대책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자영업종에도 다중채무자의 대출규모가 전년 대비 90조 원 늘어난 720조 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를 넘은 상황이고 이 중 대부업 등 고금리업권의 대출이 56조 원으로 불어난 상태"라며 "지난 정부 초기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다. 모쪼록 정부가 현장 목소리에 제대로 대응하는 방안들을 빠르게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예금보험료·지급준비료의 대출이자 포함 금지 등 입법 추진
한편, 민주당은 이날 대출금리 부담완화를 위해 ▲예금보험료 및 지급준비금 등의 법정비용 대출이자 전가 방지 및 환급 ▲금리인하요구권 현실화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의 입법 추진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센터 자문위원인 민병덕 의원은 먼저 "은행이 예금보험료나 지급준비금 같은 법적 비용을 부당하게 대출이자에 포함시키지 못하게 하고, 최근 5년 내 부당하게 받은 이자는 대출자에게 환급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최근 5년 간 대출자에게 전가한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이 3조3800억 원이 넘는다"며 "어제 뉴스에 따르면 해당 은행들은 '더 받은 이자를 대출자에게 되돌려줘야 할 법적근거가 없다'고 했는데 그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힌다"고 말했다.
또 "대출자의 신용상태가 좋아져도 은행권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회사가 대출자의 신용상태를 6개월마다 한 번씩 확인해 신용평점이 상승한 대출자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마지막으로는, 시중은행에서 최근 고금리 상황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마련한 '상생금융안'과 관련해 "(시중은행 외엔) 확인할 수 없는 (은행권의) 상생기금을 입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금리급등기에 한해서 은행이자수익이 직전 5년 평균 120%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의 10%를 출연토록 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센터 상황실장인 홍성국 의원은 "오늘 발표가 끝이 아니다. 취약한 대출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더 많은 법안과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금융권의 불신이 외국에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예금자보호한도를 올리기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센터를 중심으로 해서, 민주당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의 그물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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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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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50만원 빌리는데 15.9% 이자? 정부 취할 태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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