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
Widerstand
저도 도착 다음날 바로 타지마할과 아그라 성을 관람했습니다. 이전에도 아그라를 수도로 삼은 왕조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아그라가 개발된 것은 역시 무굴 제국 시대입니다. 대부분 아시다시피, 무굴 제국은 인도에 존재했던 이슬람 왕국입니다. 하지만 '무굴'이라는 말은, 의외로 '몽골'에서 온 말입니다.
갑자기 몽골이라는 이름이 나오니 뜬금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원 세계에 몽골 제국이 남긴 영향력은 막대하지요. 무굴 제국 역시 그 정통성을 몽골에서 찾았습니다.
14세기 서남아시아에는 칭기스칸 가문의 사위로, 몽골계와 튀르크계를 통합한 '티무르(Timur)'라는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이 티무르의 5대손이 바로 무굴 제국을 세운 바부르(Babur)지요.
물론 칭기스칸과는 아주 먼 친족이지만, 정통성이라는 것이 꼭 그리 합리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들은 자신이 세계제국 몽골의 후예라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무굴 제국은 중앙아시아의 몽골계나 투르크계 국가와 적극적으로 교류했죠. 사실 어떤 의미에서 바부르에게 인도는 초원 지대를 잃고 찾아온 피난처이기도 했고요.
사마르칸트를 잃고 카불에 거주하던 바부르는 1526년 델리 일대를 장악하고 무굴 제국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무굴 제국이 성립되고 그는 4년 만에 사망합니다. 그의 뒤를 이은 후마윤은 지방 세력에 쫓겨 한동안 이란으로 도주해야 했습니다. 후마윤 이후 델리를 되찾았지만 1년 만에 사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