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참석한 일부 중진의원들은 김 대표 등 지도부를 호되게 다그쳤다. 서병수 의원은 "이제 또 김기현 당 대표 체제가 출발한 이 시점에서 보면, 국정 지지율이라든가, 우리 당 지지율이라든가 만만치가 않다"며 "경제가 좋을 땐 우리 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실수를 해도 국민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하지만, 경제가 어렵고 생활이 쪼들리고 하면 (이런 실수가) 굉장히 짜증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이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 TV만 켜면 정치인들이 쌈박질하는 모습만 노출되는 걸 보면, 국민들이 야당보단 집권여당과 정부에 그 원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이)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아서 그걸 잘 해결해주는 그런 경제 정책에 초점을 맞춰서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우택 의원은 "최근에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당 지지율이 32% 나오고 있지만, 한 달 새 7%p가 빠졌다.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 지지율이 하락한다는 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최근 보궐선거가 주는 시그널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 있어보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 또 우리 의원분들이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이 힘들어한다.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 이제는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문표 의원은 최근 논란을 일으키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당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전광훈 목사가 20만, 30만 당원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선전이 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빨리 수습해야지, 목사 손아귀에 의해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돼선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현) 지도부는 회의 30분 전에 티타임을 안 하느냐? 저는 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날 나와야 할 최고위 의제가 있다면, 극비가 아닌 이상 서로가 소통해서 방향을 조율해야한다. (지금은) 각자도생으로 한마디씩 하다 보니까, 지도부가 분열된 거 같고 자기 생색만 내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는 건 안타깝다"고 충고했다.
김기현 "총선 앞두고 과한 욕심, 내부 갈등 우려돼"
이후 비공개회의로 전환한 뒤, 김 대표는 여기서 중진의원들에게 속사정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회의 이후 취재진에게 말을 아낀 김 대표는 곧바로 전국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총선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뜻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과도한 욕심이나 마음이 앞서서 섣부른 행동으로 내부 갈등이나 내분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설에 오른다거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일을 하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된다"며 "당원들이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않도록 시도당 위원장들께서 지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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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품격 맞는 언행해야" 중진들, 국힘 지도부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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