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TV] [환경새뜸] “윤석열에 경고한다... 기후악당 정부 멈춰!”... 414기후정의파업 현장 ⓒ 김병기
아이들은 도로 위에서 호각을 불었다. 청소년들은 큰 북을 흔들어대면서 흥겨운 가락을 연주했다. 트럼펫 연주를 하는 악단도 뒤따랐다. 빈 냄비를 신나게 부딪치면서 부부젤라를 부는 시민도 있었다.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담벼락은 선전물로 도배됐다. 4천여 명이 도로 한가운데 드러누웠고, 일부는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앞에서는 붉은 연막탄이 터졌다.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진 '기후정의파업'의 이색적인 풍경이다.
14일 오후,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앞에서 '414기후정의파업 선언문'이 울려 퍼졌다. 이날 한쪽 차선을 가득 메운 채 도로 위에 있던 4천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생태학살 중단하고 기후정의 실현하라" "기후위기 범죄 집단, 탄녹위를 해체하라" "생태학살 자행하는 환경부는 당장 멈춰"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바람에 나부끼는 수백 개의 깃발이 도로 행렬을 이끌었다.
해방구로 여겼던 탓일까? 이들의 함성은 컸고, 표정은 아주 밝았다. '기후 악당' 정부에 억눌려왔던 이들은 도로행진을 벌이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이날 세종시는 전국 곳곳에서, 각각의 사업장에서 환경 훼손에 맞서 외롭게 싸워온 이들이 만나 인사를 나누고 결의를 다지는 연대의 장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414기후정의파업 선언문'에 자신들의 의지를 담았다.
"그래서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이윤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집어삼키는 자본의 저 잔혹한 폭력을 멈춰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도 버젓이 건설되는 석탄발전소와 함께 노동자들의 삶도 폐쇄하겠다는 정부, 이 모든 부조리는 오직 자본의 이윤논리에서만 가능하다.(중략) 자본의 폭력을 멈추고 함께 살기 위해 우리는 오늘 생명을 위한 싸움, 기후정의파업 투쟁을 시작한다."
이날 길거리 무대 위에서, 대형 트럭 위에서 마이크를 잡은 발언자들은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했다.
"철저하게 자본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고, 기후위기 대응에 한가롭기 짝이 없으면서 그것이 잘못된 줄 모르고, 자신들의 권한이 누구로부터 나온 줄 모르고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정부에게 오늘 누가 주인이고,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줍시다."(박은영 4.14 기후정의파업 공동집행위원장)
"미래세대에게 되돌려 주어야 할 자연유산을 가로채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환경부의 조건부동의로 전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의 빗장을 열었다. 권력과 자본의 폭력 앞에 설악산 어머니가 돈벌이의 대상이 되어 알몸을 드러내야 할지도 모른다. 끝끝내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삶을 걸고 저항할 것이다."(박그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대표)
"반지구적, 반민주적, 반노동적 등 죄다 퇴행적이고 상식과 원칙 따위는 애초에 갖다버린 역사에 두고두고 통한이 남을 모리배 정부 아닙니까. 환경부에게 산업부 2중대나 하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두목인 정부 아닙니까."(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4대강 자연성 회복 정책에 역행하는 꼭두각시 환경부 장관은 필요 없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으로 엄중한 상황과 상관없는 오답과 비굴함을 쏟아낼 거라면 차라리 입을 벌리지 말라"고 촉구했다.(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414기후정의파업은 세종시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도로행진을 벌이며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오는 9월 다시 만나 전국적인 기후행동을 벌이자고 기약하며 해산했다.
관련 기사 : "윤석열에 경고한다... 기후악당 정부 멈춰!" https://omn.kr/23j7c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기후정의파업 #기후위기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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