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최고의 공원, 일산호수공원.
김종성
경기도 고양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 가운데 하나가 일산호수공원(고양시 일산동구)이 아닐까싶다. 너른 호수와 습지, 울창한 나무들이 드리우는 짙은 그늘은 도심 속 녹색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5km에 이어지는 호수 둘레길 산책로 외에 자전거 도로가 나있어 여유롭게 걷거나 상쾌하게 달릴 수 있다.
수도권 전철 3호선 정발산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호수공원에 들어서면 상쾌한 기분이 든다. 총면적 103만 4000m²(약 31만 평)에 호수면적 30만m²(약 9만 평)으로 1995년 개장 당시엔 동양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였단다.
일산호수공원은 어디에 시선을 던져도 마냥 거닐고 싶은, 오래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풍성하다. 개장 당시 심었던 나무들이 28년의 세월이 흐르자 인공호수를 자연호수처럼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더불어 색색의 장미, 튤립 등 다종다양한 꽃들로 화사하다. 이맘 땐 다채로운 꽃 잔치 '고양시국제꽃박람회'도 열린다.
꽃밭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도 귀엽고, 연로한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꽃구경을 나온 나이 든 아들의 모습이 짠하고 아름답다. 호수가 바라보이는 흔들의자에서 쉬어가며 호숫가 흙길과 데크를 거니는 기분이 참 좋다. 호수공원 산책로 중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 길도 인기 좋은 산책코스다.
낚시가 금지된 덕에 황금색, 빨간색, 흰색 피부를 가진 큰 잉어들이 여유롭게 유영하고 있어 눈이 즐겁다. 호수 물을 정화해 주는 습지 데크 길을 걷다보면 거북이들이 보인다. 어떤 녀석은 아예 호숫가로 나와 산책을 하고 있다. 미국·멕시코가 고향인 붉은 귀 거북이로, 수년 전 우리나라에 애완용으로 들여온 거북이다. 거북이를 키우던 사람들이 멋대로 방생을 한 후 개체수가 불어나면서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며 유해 어종이 됐다. 등껍질에 불그스름한 무늬가 멋진 거북이인데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