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낙동강을 누비다은퇴후에 만난 자전거, 살아가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낙동강을 따라 부산으로 향하고, 섬진강을 따라 광양으로 달려본다. 언제나 친구들이 있고 자전거가 있어 즐거운 삶의 순간들이다.
박희종
이제는 60km 정도는 거뜬하게 타면서 맛있는 집을 찾아나선다. 가끔은 80km를 타기도 하고, 심지어 100km를 견딜 수 있는 늙은 청춘이 되었다. 거칠 것 없는 자전거 마니아가 된 것이었다. 안장에 앉아 바라보는 자연은 신비했다.
포항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주파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길을 해내고 말았다. 그 후, 낙동강 줄기를 따라 부산을 갈 수 있었고, 섬진강을 따라 광양까지 가고 말았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친구들이 있고 자전거가 있으니 언제나 즐거운 삶이 되었다. 늙어가는 청춘의 새로운 삶, 자전거가 만들어주었다. 햇살이 가득한 아침,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나섰다. 세월이 변해 농로가 잘 정리되어 자동차가 오고 갈 수 있다.
새봄이면 널따란 들판 따라 초록이 가득하다. 초록의 물감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감히 생각도 못했던 환희가 찾아온다. 더위가 찾아온 도심, 시원한 바람을 타고 강가를 누빈다.
남한강 줄기를 타고 달려가는 자전거길, 춘천 호반을 서성이는 자전거길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거기엔 맛있는 먹거리가 있고, 삶의 이야기가 있었다. 가을이면 황색물결이 굽이치는 들판 속으로 달려간다. 누런 논에서 물결이 친다. 익어가는 곡식이 손을 흔드는 들판에 앉아 도시락을 편다. 김밥이 있고 사과가 한 덩어리, 물이 한 모금 있다.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자전거가 아니면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을 환희, 늙어가는 청춘이 살아가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