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슬 공동대표로부터 신인상을 받는 조창익 작가
아사달
다음 순서로 <민족작가> 5호를 통해 등단한 조창익 작가에 대한 시상이 이어졌다. 강기희 상임대표를 대신하여 정소슬 공동대표가 시상을 하고 이어서 수상자가 그의 시 '변혁 4'를 낭송했다. 시는 '세상은 엄연히 계급투쟁 중(天下階鬪中)/ 혁명은 마땅히 다가온다(革命當到來)/ 다만 주체를 세워야 한다(但必建主體)/ 반드시 새 세상은 건설되리라(必建新天地)'로 마무리됐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순서는 작품 낭독으로서 <민족작가> 5호에 실린 작품들을 작가가 직접 낭송하는 시간이었다.
고경하 시인은 북녘 동포들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날을 그리면서 '나는 그대를 생각하면/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대는 내 마음에 살아있기에/ 나에겐 영원한 촛불이기에'(「어떤 날」) 라고 노래했다.
라기주 시인은 「못을 박으면서」에서 '송판의 두께가/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파고드는 힘의 중심은/ 손끝에서 가슴,/ 머리에서 심장으로 옮아가요// 나는/ 자주 민주 통일의 못을 박으면서/ 가장 강한 쾌감을 느껴요'라고 읊었다.
윤도하 작가는 고문 기술을 3대째 가업으로 삼고 있는 어느 기괴한 집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자신의 시나리오 「가업」을 소개하면서 시대를 거슬러 포악해지는 오늘의 나라 사정 속에서 민중들은 더 단결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피력했다.
양영숙 시인은 「4차 산업 혁명」을 '과학적 사유나 추론이 신의 그림자를 없애 버리고/ 인간은 그저 소모품이 되는 것!'으로서 '이별할 수도 받아들이기도 모호한 계륵이'이라고 표현했다.
심종숙 시인은 민족‧민중‧자주의 깃발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아 우리에게 <소나무야>로 알려진 노래의 원곡인 <적기가>를 불렀다. 애초 이 노래는 독일 민요 <탄넨바움>에서 시작됐는데 영국에서 <레드 플래그>(The Red Flag)라는 노동가요로 불렸으며 이것이 다시 일본에서 <아까하타노 우타>(赤旗の歌)라는 민중혁명가로 번안되어 불렸고 북녘으로 유입되어 <적기가>라는 혁명가요로 탄생했다. '비겁한 자여 갈테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 기를 지키리라.'
이어진 낭송 순서에서는 시대에 대한 울분과 민족 자주에 대한 결의의 내용이 이어졌다. '한겨레이면서 갈라져/ 싸우는 상황을 부끄러워하지 못하고/ 안타까워하지는 못하고/ 애써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강조해야 하는가?/ 미친 짓이다.'(정영훈, 「광언, 광인에 대해」) '빨치산식 강행군으로 력사의 대격란을 뚫고 헤쳐나가야 한다./ 빨치산식 강행군으로 온 심장을 격동시키는 장엄한 울림이 있어야 한다.'(리복재, 「혁명과 신념은 빨치산식이어야」)
르포 「우키시마호 폭침사건으로 본 강제연행 실태」를 쓴 전재진 작가는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하여 아직도 여기저기 묻혀 있는 피해자들의 유해를 송환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일본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예정이니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심재영 시인은 100년 전과 흡사한 작금의 한반도 상황을 안타까이 생각하면서 문정희 작 「새 아리랑」을 암송하여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홀로 푸른 하늘 바라보면서/ 푸른 하늘 굽이굽이 새겨둔 설움/ 바라만 보아도 말갛게 차오르는 눈물/ 질경이 같은, 엉겅퀴 같은, 뙤약볕 같은/ 어지럽고 슬픈 살 냄새/ 허리 구부리고 울던 흰옷들의/ 쓰라린 사랑이여/ 천 굽이로 살아나는/ 아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