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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사퇴론' 질문하자... 국힘 "강도랑 교통사고 비교하면 안 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징계 논의와 윤관석·이성만 탈당 비교하자 "그건 다른 문제"

등록 2023.05.08 11:16수정 2023.05.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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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발표하는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2023.5.7
논평 발표하는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2023.5.7연합뉴스
 
"강도랑 교통사고랑 똑같이 비교하면 안 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된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론'을 일축하며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지며, 관련 의원들에게 탈당을 권유한 바 있다.

'버티기'에 나선 두 최고위원과 민주당에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비교하자, 유 수석대변인은 "이건 설화잖느냐"라며 "이건(국민의힘 문제는) 설화의 문제고 그건(민주당 문제는) 범죄의 문제인데 어떻게 같이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두 번 취소된 여당 최고위원회의... 백브리핑 거절한 김기현 대표

유상범 대변인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 개막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났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기자들의 요청에도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사실상 거절하자 대신 나선 것이다.

김기현 대표의 백브리핑 거부에 대해 유 대변인은 "대표가 윤리위와 관련한 언급(을 하는 것) 자체가 윤리위원들에게 부당한, 부적절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라며 "윤리위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는 걸로 이미 제가 2주 전부터 계속 기자들에게 말씀을 드리지 않았느냐"라고 설명했다. "윤리위에 대해서는 아무리 물어도 답이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모양새였다.

이날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 회의를 여는 대신, 사진전 개막식 축사로 아침 공식 발언을 갈음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전날(7일)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당일 중앙윤리위원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징계절차 등과 관련한 오해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내일(8일) 최고위원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알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 행사에서 전시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 행사에서 전시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유상범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해석은 여러분의 몫"이라며 굳이 첨언하지 않았다. 공지 안 문구 중 불식해야 할 '오해'가 무엇인지 기자들이 추가로 물었지만, 그는 "오해라고 안 했을 것이다, 아마. '오해의 소지' 이렇게 쓰여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본인이 전파한 공지에 대해 잠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말을 정확히 해야 한다"라며 "'워딩'을 가지고 그냥 판단해 달라. 내가 여러분의 해석을 어떻게 다 일일이 통제하겠느냐"라고 말했다.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은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도부에서 당사자들에게 불참을 권유했는지 여부에 대해 그는 "그걸 어떻게 알겠느냐"라며 "회의를 안 한다고 했으면, 다 참석을 안 한다"라고만 이야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논란을 일으킨 녹취 파문과 '쪼개기 후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논란을 일으킨 녹취 파문과 '쪼개기 후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소연
 
자진사퇴에 선 긋는 국민의힘... 홍준표 "민주당은 선당후사하는데"


하지만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진사퇴론'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잘못이 있으면 선당후사를 내세워 당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탈당 하는데, 우리 당은 끝까지 변명을 하거나, 사실인지 불명확한 당원들 연서로 잘못 없다고 강변한다"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그런 걸 보면 우리 당은 다시 한 번 이익집단이라는 질타를 면키 어려워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종교빙자 세력과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나, 한 번 지켜 보겠다만, 막무가내로 가처분을 할 턴데 그게 겁나 징계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며 "살피고 엿보다가 또 흐지부지 되는 거 아닌가?"하고 물음표를 덧붙였다.

홍 시장 페이스북 글에 대해 기자들이 언급하자 유상범 대변인은 "그게 선당후사라고 생각을 하시는 모양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도리어 "왜? 왜 자진 사퇴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에서?"라며 "여러분의 의견을 말해보라"라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유 대변인은 "자진 사퇴는 개인의 의견인데, 그걸 지도부가 요구하는 순간 그게 얼마나 큰 문제냐"라고 지적했다. "그 분들도 다 선출된 분들이고 다 선택받은 분들이다, 똑같이"라며 "본인들이 선택을 안 하는데, 최고위에서 일방(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고 말하는 문제를, 설령 있다고 그래도 어떻게 여러분한테 말하느냐"라는 설명이었다.

민주당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그건 탈당을 안 할 수가 없었지"라며 "사실은 그건 지금 범죄 행위자, 범죄 피의자잖느냐. 그건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도부에서 자진 탈당을 지난 주말 사이 권유했는지 묻자, 그는 "어떤 연락이 있으셨는지는 모르겠다"라며 "그런데 두 분 다 공식적으로 사퇴를 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잖느냐? 그럼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민주당, 연루된 의원들 다 출당" 송갑석 "이진복 경질해야"

국민의힘 윤리위 문제와 관련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윤리위가 오늘 성급하게 태영호 최고가 본인이 스스로 거짓말한 거라고 이야기한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만약 거짓말에 대해서만 징계한다면, 이 사태가 굉장히 꼬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공천 언급했을, 공천 협박을 한 게 사실일 수도 있잖느냐"라는 말이었다.

또한 "연루된 국회의원들 다 출당시키고, 그렇게 만약 민주당이 다시 거듭 태어나면, 그러면 국민의힘이 더 힘들어지겠다"라며 "이제까지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송영길 대표와 그 분들의 돈 봉투 사건, 오히려 그런 반사이익을 국민의힘이 보고 있었는데, 민주당이 정말 깨끗해지고 혁신·쇄신해버리면 국민의힘 굉장히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진복 수석 '경질' 요구까지 나왔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송갑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를 두 번 연속 취소하면서까지 고심한 징계 논의의 결과가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인지, 국민이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며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어온 역사 왜곡과 망언을 확실하게 끊어낸 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에 대한 입장을 확실히 밝히시라"라며 "막말을 사주하고 공천 개입을 자행하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 하수인만 처벌한다면 어떤 국민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송 최고위원은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께 강력히 촉구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라며 "이진복 정무수석, 당장 경질하시라. 대통령실의 공천개입 의혹, 즉각 수사하시라"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김재원 #태영호 #윤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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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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