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경씨
주간함양
활동적이고 친화력이 좋았던 유경씨는 타향살이도 어렵지 않았다. 요가와 수영, 발레 등 운동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과도 자주 만났고 음악 페스티벌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금방 가깝게 친해졌다.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친구가 돼서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두 곳의 회사를 각 2년과 8년 다니고서 다시 함양으로 돌아오게 됐다.
"8년을 다녔던 회사는 정말 나쁘지 않았어요. 일, 사람, 급여, 휴가 등 모두 좋았어요. 그런데 일이 너무 권태로워진 거예요. 저는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코로나로 해외여행도 갈 수 없고 공연도 없어지면서 마음에 병이 생겼어요. 그래서 일 그만두고 함양으로 오게 됐어요"
활동적인 유경씨. 분명 시골의 삶은 도시보다 한적하다. 대구의 삶이 그립지 않느냐는 말에 유경씨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대구를 떠올리면 행복이 안 느껴져요. 그냥 일과 술로 보낸 도시 같아요"
반면에 함양에서는 항상 행복하다는 유경씨. 함양청년네트워크 이소에서 행복을 주제로 한 모임에 참석했던 유경씨는 함양에서 행복했던 기억이 담긴 사진을 준비하라는 말에 사진을 백장이나 준비했다. 그만큼 일상이 행복하다는 뜻이다.
"함양에서 어머니를 도와 펜션 운영하는 것도 재밌고 차를 내려 마시는 것도 좋고, 아버지를 도와서 토봉 분봉 받는 것도 재밌고 우리 강아지 깜순이, 몽실이 보는 것도 정말 행복해요. 함양에 내려오고서는 항상 행복한 거 같아요"
오랜 직장을 그만두고서 함양으로 온 것이 불안하진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경씨가 했던 말은 "저는 운이 좋거든요"다. 지금은 거창소재지 학교에서 행정사무 대체 업무를 계약직으로 하고 있다.
"저는 운이 좋거든요. 때가 되면 할 일이 생기더라구요. 계획을 하고 온 것은 아니지만 모은 돈도 있으니까 당장 힘든 상황이 닥칠 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요"
회계전공 유경씨가 함양에서 찾은 일은?
유경씨의 함양행에 큰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살면서 조금씩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아버지께서 토봉과 양봉을 같이 하시는데 양봉일로 바쁘실 때 제가 토종벌 분봉을 받았어요. 그게 정말 재밌는 거예요. 시골생활이 저랑 잘 맞나봐요. 잡초를 뽑고 꽃을 심으며 정원을 가꾸는 것도 재밌고 텃밭의 작물을 수확하는 것도 재밌어요. 내가 받은 벌집의 꿀을 받아서 팔아보고싶은 마음도 생기고요. 점점 내 미래를 상상하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