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충남 아산시청에서는 6.25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 유해 봉안식이 열렸다.
이재환
지난 13일 오전 10시 충남 아산시청에서는 6.25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 유해의 봉안식이 진행됐다.
이번에 봉안된 유해는 지난 3월 6일부터 4월21일까지 충남 아산시 성재산과 새지기에서 발굴된 64구의 유해이다. 앞서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3월 28일 성재산 방공호 발굴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희생자들은 1950년 10월 4일 좌익 부역 혐의 관련자와 가족이란 이유로 집단 학살당했다. 유해는 이날 세종시 전동면에 위치한 세종 추모의 집에 봉안됐다.
유가족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날 봉안식에 참석한 김용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연합(아래 유족회) 회장은 "설화산(2018년)에 이어 이번에는 성재산에서 발굴 작업이 있었다. 유족 2세로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70년간 억울한 한을 풀어 주길 기다렸을 영령들, 삐삐선에 묶여서 어떤 법적 절차도 없이 희생당하셨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권을 박탈한 사건이다. 이제 아픈 과거사를 정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성재산 일대에는 아직도 미발굴 지역이 남아 있다. 성재산에 위치한 S회사 안에도 희생자들이 집단 학살되어 묻힌 매장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맹억호 아산 유족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성재산에서 희생된 일부 유골이 발굴된 것이다. S회사 내부에도 유골이 묻혀 있을 확률이 높다. 추가로 유골을 발굴해야 하는 지역이다"라며 "우리 유족들의 입장에서는 부모 형제를 찾는 일이 남아 있다. 발굴된 유골에 대한 DNA 검사를 통해 가족 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맹 회장의 가족들도 성재산 S회사 안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맹 회장은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제외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작은아버지, 어머니 등 아홉 식구가 희생됐다. 그중에는 두 돌(2세, 1949년 7월~1951년 1월)도 안 된 삼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천안의 모 초등학교(초등학교) 교사였다. 아버지는 인민군을 찬양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났다. 하지만 무죄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아홉 식구가 총살을 당했다. 아버지는 이후 화병으로 돌아가셨다"고 사연을 전했다.
그는 비록 '아픈 역사'지만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맹 회장은 "성재산은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라며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공원을 만들 필요가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 위한 교육장으로 만들고 역사적으로도 (민간인 학살에 대해) 기록하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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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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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선에 묶여 희생된 70년... 9명 일가족 학살 현장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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