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및 오프라인 딜러들을 통해 확인한 고양시 액상대마 유통경로. 고양시는 마약유통 및 거래에서도 '베드타운'의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신문
지난 9일 새벽, 5개 업체로부터 확인한 고양시 내 액상대마 좌표는 총 두 곳이었다. A업체로부터 쇼핑센터 인근 한 곳, B업체로부터 백석역 쪽 한 곳에 '좌표'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 밖에도 정확한 수량 없이 아무렇게나 뿌려놓은 '랜덤좌표'의 존재 또한 드러났다. 반면 나머지 3개 업체는 일산 내 액상대마 물량이 전부 매진되었다고 답했다.
연락이 닿은 한 딜러는 "고양시에선 지금 당장 대마를 못 구하고, 가능한 곳이 강서구와 인천인데 이쪽에서 거래 진행하겠느냐"고 물어왔다. 그는 "수요가 많은 서울에만 물량이 남아있다. 그나마 일산과 가까운 곳이 강북인데, 거래를 위해 직접 오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좌표가 있다고 밝힌 딜러 B씨도 새벽 시간대의 고양시, 특히 일산에서는 액상대마를 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산이 서울에 비해 빨리 매진되는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구를 옮겨 다니며 마약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지만, 일산은 서울에 대한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인지 일산 내에서만 물건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다"며 "따라서 일산 쪽 수요가 급증해 물량이 금방 바닥나고, 구매자들은 서울권 마약거래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양시에도 쇼핑센터, 할인매장 등이 있지만 서울처럼 대량유통이 가능한 유흥단지는 조성되어 있지 않다. 자체적인 마약 생산까지도 가능한 '자족도시' 서울과 달리 고양시는 '위성도시'로서 미리 확보된 마약이 유통되는 선에서 그치는 상황이다. 마약을 대량보관하는 큰 규모의 보관책도 구로 쪽에나 존재하고, 고양시 내에서는 그 정도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보관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배달원, 월 2000만 원 챙겨
실제 '던지기식' 거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드로퍼(dropper)'다. 드로퍼는 보통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관리자급 딜러에 의해 모집되는 경우가 많다. 수시로 경찰 단속이 붙는 마약배달업 특성상 상시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자급은 바뀌지 않지만 배달원은 자주 바뀐다.
드로퍼 공고를 낸 딜러 C씨는 "드로퍼들은 건당 3만 원 정도를 받으며, 일반적으로 하루 4시간 동안 약 30건 정도의 배달건을 수행한다. 한달로 치면 900건 정도다"라며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달마다 약 27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고, 개인 편차가 크긴 하지만 최소 1500만 원 정도는 챙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타 텔레그램 방에서 만난 딜러 8명 또한 건당 평균 2만 7000원의 수익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고양경찰서 마약팀 관계자는 "사실상 거래 실무자에 해당하는 드로퍼들이 수시로 교체되어 현재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통 프로세스 전반을 책임지는 관리자급의 경우에는 자주 바뀌지는 않지만, 국내가 아닌 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등 우회적으로 거래에 관여해 추적이 어렵다"라며 "드로퍼 구인이 대화 기록과 사용자 정보가 남지 않는 텔레그램에서 진행되기에 증거도 부족하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필로폰, 대마 범죄도 꾸준히 증가
요즘 들어 액상대마가 유행이라고 하지만 기존 유통되어 온 마약들에 대한 검거도 끊이질 않는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고양경찰서는 집 앞 화단에 마약원료가 되는 양귀비 1000주를 불법으로 경작한 피의자를 체포했다.
고양경찰서 형사과장은 "피의자는 검거 당시 관상용 양귀비로 알고 키웠다고 진술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마약원료로 재배했음이 입증되었다"라며 "양귀비는 통산 5~6월까지 개화하며 고양시 노상, 밭, 도심과 주택, 화단 곳곳에서 발견되곤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검거된 피의자들은 대다수가 쌈 용도나 단순한 호기심으로 양귀비를 재배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직 규모의 마약생산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가내수공업 형태'의 마약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 또한 여러 번 포착됐다.
지난 2월 대검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대마·향정을 제외하고 작년 2월 대비 가장 많이 유통된 마약류는 단연 필로폰이다. 필로폰은 약 2만 7221g에서 10만 4686g으로 284.6% 증가했다. 시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양귀비 또한 5.6%의 증감률을 보여 꾸준히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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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선 어떤 마약이 제일 잘 나가요?" 채팅창에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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