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사내 피케팅 노동자 수갑 채워 연행한 경찰, '불법체포' 고소당해

경찰에 연행됐던 당진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 18일 당진경찰서에 고소장 제출

등록 2023.05.19 10:54수정 2023.06.09 11:05
0
원고료로 응원
 
 18일,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이두규 변호사와 함께 당진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18일,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이두규 변호사와 함께 당진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이재환
   
경찰이 사내에서 피케팅을 한 노동자들에게 수갑을 채워 강제 연행한 사건에 대해연행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앞서 지난 4일 당진경찰서는 당진 현대제철 사내에서 회사 측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피케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강제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노동자들에게 수갑을 채워 '과잉대응'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찰에 연행됐던 현대제철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18일 최성용 당진경찰서장과 연행에 가담한 성명불상의 경찰들을 불법체포와 공동상해죄로 고소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당진경찰서 민원실에 고소장을 직접 제출했다.

노동자들의 변호를 맡은 이두규(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체포 과정도 위법했고 체포의 근거도 없었다"며 "경찰은 노동자에게 상해를 입혔다. 한 명이 단독으로 체포에 가담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공동 상해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내에서의 피케팅은 집시법상 신고 의무가 없다. 따라서 경찰의 해산명령에 근거가 없다"며 "체포 과정도 폭력적이었다. 심지어 미란다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 불법 체포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경찰에 강제 연행된 노동자들이 18일 당진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맨 오른쪽 이두규 변호사.
지난 4일 경찰에 강제 연행된 노동자들이 18일 당진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맨 오른쪽 이두규 변호사. 이재환
 
 고소장을 당사자인 당진경찰서 측에 제출한 이유에 대해 이 변호사는 "관할 경찰서이기 때문이다. 만약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불송치할 경우 이의신청을 제기할 것이다. 이의신청에 대한 판단은 검찰의 몫"이라며 "결과적으로 정당한 절차를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에 대한 고소 외에도 손해배상(소송)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4일 <오마이뉴스>에 "집시법 위반이다. 해산명령 불이행으로 연행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잉대응 논란에 대해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날 당진경찰서 앞에서는 5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노동자들이 모여 경찰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직후, 당진 시내를 행진하며 최성영 당진경찰서장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주최측 추산 500여명의 노동자들이 당진경찰서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지난 18일 주최측 추산 500여명의 노동자들이 당진경찰서 앞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재환
 
정용재 금속노조 충남지부장은 집회에서 "최성영 당진경찰서장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을 수갑까지 채워 연행했다. 깡패짓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서장은 지금 당장 노동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진에 온 것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당진경찰서가 노동자들을 불법 연행했다. 이를 당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며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당진경찰서에서 출발해 호서고등학교 앞을 지나 당진구터미널까지 시가 행진을 펼쳤다. 
 
 당진 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노동자들
당진 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노동자들 이재환
 
[관련기사] 
회사 앞 피케팅에 수갑 채우며 강제 연행... 경찰 '과잉대응' 논란 https://omn.kr/23t0f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 #당진경찰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쌍방울 법인카드는 구속된 김성태를 따라다녔다
  2. 2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엄마 아닌 여자, 돌싱 순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3. 3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4. 4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꽝" 소리 나더니 도시 쑥대밭... 취재기자들도 넋이 나갔다
  5. 5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윤석열 퇴진' 학생들 대자보, 10분 뒤 벌어진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