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잠실야구장의 그라운드와 관중석은 동양하루살이 무리로 뒤덮였다.
트위터 캡처
지난 18일,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프로야구 경기를 TV로 보던 시청자들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잠실 야구장에 폭설이 내리는 듯 뭔가 하얀 것이 엄청 많이 눈처럼 흩날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하루살이 무리였다. 동양하루살이, 몸은 2~3센티미터 되지만 날개를 펴면 5센티미터 가량 되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루살이도 아닌 것이 모기도 아닌 것이 엄청나게 무리지어 잠실벌을 뒤덮었다.
그런데 이미 양평에서도 남양주에서도 성수동에서도 제보가 이어져 왔었다. 우리 프로그램(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작가님도 지난달 양평 한강변에 나들이를 갔다가 동양하루살이 무리를 만나고 깜짝 놀랐었다는데 당시 기억을 이렇게 말한다.
"시원한 강바람 쐬려고 거길 갔는데 하루살이가 워낙 많아서 커피전문점을 가도 야외에 앉지 못하고 차에도 엄청나게 내려앉아있다가 차 문을 여니 수 백 마리가 저를 향해 날아오더라고요... 걔들이 잠실까지 갔나봐요."
이들의 정체는 뭘까, 그리고 어떤 대책들이 있을까, 조사를 하다보니 뜻밖에 참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1. 이들의 정체는?
하루살이(mayfly)는 하루살이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으로 특히 동양하루살이는 2∼3cm 길이지만 날개를 폈을 때는 4∼5cm에 달해,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 '팅커벨'의 이름을 빌려와 대량 출몰지의 지명을 붙여 '덕소 팅커벨', '잠실 팅커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이 퇴화해 파리나 모기처럼 물거나 동·식물에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문제는 일정 조건이 갖춰져 번식을 한 번 진행하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혐오감을 주는 외모에 불빛이 있는 곳을 향해 떼로 출몰하는 습성 때문에 사람들이 놀란다. 수명이 4~5일에 불과하기에 동양하루살이의 시체들이 무더기로 공공장소에 쌓여있는 모습도 시민들의 민원 사항이다.
2. 왜 양평, 남양주, 잠실인가?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의 비교적 깨끗한 물이 흐르는 하천이나 계곡 등에서 서식하는 수서곤충이다. 2000년대 이후 한강 수질이 개선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는 5~6월 사이 한강에 인접한 지역, 서울에서는 강동구, 광진구, 송파구, 성동구 등과 경기도에서는 남양주, 양평, 하남 등지에서 출몰소식이 전해져왔다.
3. 출몰 원인에 관한 세 가지 가설 (1) 기후변화 : 전문가들은 최근 기후위기로 인한 수온상승도 이들의 대량출몰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백민정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위원은 <뉴스펭귄>과의 인터뷰에서 "동양하루살이가 출몰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가 기후위기로 인한 수온 상승"이라고 말했고,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도 같은 인터뷰에서 "기후위기가 동양하루살이 급증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온이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상승되면 곤충의 체내 온도가 높아져 생장 속도가 빨라진다"고 말했다.
(2) 한강변 상권 : 상권이 발달하면서 밤에도 환하게 불을 켜둔 곳이 많아진 것도 대량 출몰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시혁 교수는 지난해 < tbs >와 한 인터뷰를 통해 "인간이 사는 면적이 넓어지다 보니 곤충이 서식해야 할 자리를 다 뺏고 곤충은 어디론가 가서 살아야 하는데 없으니까 계속 인간이 사는 공간까지 들어와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언제든 곤충이 대발생해서 인간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 소수의견이지만 4대강 공사의 영향, 4대강 공사로 쌓인 모래를 퍼가는 과정에서 벌레들의 천적생물까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천적이 사라진 환경 속에 온도까지 높아지면서 하루살이 유충 대량 부화가 매년 일어나고 있다는 한강 유역 주민들의 말도 있다.
4. 대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