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의(47)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
김성욱
- 라이더들의 평균 월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작년 국토부 실태조사가 어느 정도 현실에 부합한다고 본다. 월소득 286만원. 한달에 381만원 수익을 올리지만, 95만원이 비용으로 나간다. 기본적으로 오토바이 비용 500만원, 보험료 300만원만 해도 800만원이다. 보통 하루에 한번은 주유를 하게 되는데 그게 매일 1만원 정도 나가고, 엔진오일도 1000km에 한 번씩은 갈아야 한다. 한달로 치면 유지비만 100만원 가까이 드는 것이다.
근데 그 실태조사에서 더 주목해야 할 건, 그만큼 벌려면 한달 평균 25.3일을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쉬는 날은 손에 꼽는다. 전업 라이더의 경우 하루 10시간은 일 하고, 그것도 주로 밤에 일이 많다. 잠자고, 쉬는 시간 빼고는 다 배달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달하는 기계도 아니고. 그래서 기본배달료 인상 요구는 단순히 임금 인상 차원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다.
얼마 전 유럽에서 직접고용되기 시작한 라이더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에 대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봤다(관련 기사 :
라이더법 1년, 스페인 라이더들 삶 이렇게 바꿨다 https://omn.kr/21ftx). 정말 인상적이었던 게, 직고용 되고서 가장 달라진 게 뭐냐는 물음에 한 라이더가 '여자 친구 생겼다'고 답하더라. 나에게는 그 말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로 읽혔다."
- 국내 라이더들도 직접고용돼야 한다고 보나.
"장기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상태에서 월급제로 가자고 하면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게 사실이다. 전업 라이더들은 대부분 생계가 안 좋고 당장 돈이 필요한 신용불량자도 많은데, 하루에 14~15시간 일하면서 조금이라도 일당을 빨리 당겨 받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배민 같은 플랫폼업체들이 지금의 할증 체계를 계속 유지할까? 아니다. 지금은 요기요, 쿠팡 등과 경쟁 구도이기 때문에 할증 프로모션 체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쟁이 끝나면 당연히 인건비부터 줄이려 할 것이다. 그래서 일단 기본배달료를 인상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밤 12시 산꼭대기에 '아아' 배달할 때의 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