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은 고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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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아무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의 부제가 '글은 아무나 쓴다'이다. 글을 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이들이 주로 이 수업을 찾는다. 특히 주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십여 년 넘게 글을 쓰면서 깨달은바, 누구나 물꼬만 트면 물 흐르듯 자신만의 글쓰기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영화 리뷰를 주로 적었다. 반복해서 영화를 감상하고 이를 글로 남겨야 하는 부담이 '쓰기'에 대한 반감으로 작용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일 아침 자동으로 찾는 곳, 직장에서의 삶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농담을 약간 보태면 당장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무궁무진한 소재가 넘치기 때문이다. 15년 다닌 회사에서 제공한 각양각색의 소재를 발판 삼아 수백 가지의 글을 쓰고 이직했다. 회사를 옮기니 별천지다. 또 다른 소재가 지천으로 널렸다. 이렇게 자신과 찰떡 주제를 만나면 쉬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다.
요즘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 대부분은 책 출간을 목표로 한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궁극적인 목적이 책인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책 쓰기가 목표가 되면 안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글을 쓸 목적이라면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쓰는 것보다 '나만의 주제'를 정하고 정진하면 흔들림 없이 글을 쓸 수 있다.
명확한 주제가 담긴 글을 쓰면 향후 연재를 하거나 책 콘텐츠를 기획할 때 훨씬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나만의 글,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는 글쓰기 초보자에게 3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평범한 일상 소중한 발견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해서는 소재 발굴이 중요하다. 직장이나 학교 등 어딘가에 속해있어 매일 새로움을 경험한다면 나만의 소재를 건지기 수월하다. 내 업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업세이(직업+에세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가 누릴 수 있는 영광이다.
오늘도 그만두고 싶다는 푸념을 하면서 직장에 꾸역꾸역 나가는 17년차 직장인이다. 오래 버텼기에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장인을 위한 각양각색의 글을 쓸 수 있다. 할 말(쓸 내용)이 제일 많은 나만의 분야이기 때문이다.
알바, 계약직, 사원, 대리, 과장, 차장, 파트장, 팀장을 거치면서 시력은 나빠졌지만, 시야는 넓어졌음을 느낀다. 직장을 그만둘 때까지 직장생활 이야기의 소재는 절대 마르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20년 넘게 대학병원에 다니는 간호사 친구의 이야기보따리는 늘 차고 넘친다. 소아청소년과, 안과, 치과, 비뇨기과, 주사실 등 다양한 병동에서 일하며 많은 일을 경험했다.
슬프고, 놀랍고, 당황스럽고, 화나는 이야기도 있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할 만큼 무서운 사건도 전해 들었다. 친구에게 의료 비밀을 뺀 이야기를 엮어 '직장인'(간호사) 글을 써보라고 제안했고 친구는 반색했다.
글쓰기 수업을 받는 이들은 하나같이 어떤 글을 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면서 4개의 직업을 가진 N잡러, 치위생사,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 마케터, 공무원, 학원 강사도 "무슨 글을 써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사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 질문이다.
내가 속한 곳, 내 업에서 소재를 찾아 정진하면 일관성 있는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다. 글쓰기의 시작은 전혀 거창할 필요 없다. 내 삶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해 깨닫고 성찰한 무엇이든 특별한 소재가 되니까.
나만의 알맹이를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