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남소연
"대체 경찰이 이보다 더 어떻게 친절하게 진압해야 하는 것인가?" -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소속 김준영 사무처장이 지난 5월 31일, 고공 농성 도중 경찰의 진압봉에 머리를 맞고 피 흘리며 쓰러진 건을 두고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1일, 경찰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고공농성 노조 간부, 경찰 곤봉에 맞아 피 흘려... "과잉진압" https://omn.kr/245y1).
포스코의 하청업체 ㈜포운 노동자들은 노동3권 보장과 호봉 인상분 누락 등에 항의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지 400일이 넘었으나, 원청인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하지 않으면서 상급 노조가 나선 상황이다. 노조 측은 광양제철소 앞 도로를 점거하고 7m 높이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했으며, 김 사무처장 혼자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의 진압은 농성 이틀째에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이며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메시지는 정반대였다.
"영화 속 등장해야 할 정글도가 노조 시위에 등장했다"
이날 오전, 여당 지도부는 경기도 수원시에 자리한 국민의힘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경기도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지도부의 일원인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영화 <범죄도시> 속 악역 캐릭터를 "팔뚝만한 정글도·마체테를 휘두르는 악당"이라고 소개하며 "그런데 영화 속에서나 등장해야 할 정글도가 노조의 불법·폭력 시위에 등장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른 노조원을 제압했다고 민주당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운운하고 있다"라며 "상식적인 국민들에게 묻고 싶다.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노조를 대체 경찰이 이보다 더 어떻게 친절하게 진압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리 사회의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라며 "공권력을 존중하고 공권력을 회복시킬 때, 경기도를 포함해 서울 전국 어디서나 우리 국민들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안심하고 다니면서, 치안이 회복되고, 안전한 상태에서 우리 국민의 주거와 그 공간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노조의 불법·폭력 시위를 옹호하는 노조 중심주의 사고를 내려놓기를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노조 간부가 정글도를 경찰에게 휘둘렀다? 경찰 다가오자 내려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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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저앉은 노동자 머리에 곤봉... 경찰 과잉진압 논란 현장영상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노동조합 간부가 진압 작전에 나선 경찰이 수십차례 휘두른 곤봉에 온몸을 맞고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영상은 31일 경찰 등 체포조가 농성중인 김준정 금속노련 사무처장에게 사다리차로 접근해 진압하는 모습.
영상제공 : 한국노총
취재 김형호 / 영상편집 유성호
관련기사 : https://omn.kr/245y1 ⓒ 한국노총
당시 현장에서 김 사무처장이 이른바 정글도로 불리는 칼을 소지하고 있던 것은 사실이다. <조선일보>를 포함한 여러 보수 언론은 이날 지면을 통해 해당 사실을 강조하며, 노조의 폭력성을 부각했다.
한국노총 측의 설명은 다르다. 전날(5월 31일) 민주당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과 함께 국회에서 '인권무시 노동자 폭력진압 관련 윤석열 정권 공권력 남용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홍배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은 "현장에 정글도가 있었던 것은 맞다"라면서도 "그것은 현수막을 떼고, 청테이프를 떼고 하는 데 사용했고, 그 장면 역시도 화면에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들이 진압할 것이 예상되자, 망루에 붙어있던 쇠파이프들을 뜯어내어서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잠시 사용했을 뿐, 경찰들이 들어왔었을 때는 쇠파이프만 사다리차에 몇 차례 내려친 게 전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 처참하게 폭행할 수 있느냐?"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윤희근 경찰청장의 즉각적 해임"을 요구했다.
실제 진압 당시 상황이 기록된 현장 영상을 보면, 김 사무처장이 경찰을 향해 직접적으로 칼을 휘두르지는 않았다. 진압이 예고된 시점, 김 사무처장은 구조물 난간을 떼어내는 데 칼을 사용했다.
진압이 시작됐을 당시 허공에 칼을 휘두르며 저항하던 김 사무처장은, 사다리차를 타고 경찰이 가까이 다가오자 칼을 내려놓고 구조물에서 분리한 쇠막대기를 집어 들었다. 이후 그는 여러 명의 경찰로부터 집중적으로 진압봉으로 구타당했다. 그가 쓰러져 주저앉은 순간에도 경찰은 진압봉을 계속 휘두르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김기현 "엄중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노총을 향해서도 날을 세었다. 민주노총이 "노동, 민생, 민주, 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총력투쟁 대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노총이 어제(5월 31일)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서울 한복판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다시 열었다"라며 "노숙집회로 심각한 불편을 느꼈던 시민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또 다른 고통을 느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노총은 대한민국이 자신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나라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달콤했던 과거의 특권적 영광을 되찾기 위해 요즘처럼 무리수를 거듭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은 엄격하게 제한되어야 한다"라며 "권리를 남용하는 것은 사회적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정권이 민노총에게 진 빚 때문에 불법행위가 난무해도 느슨하게 대응했던 탓에 도심은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고, 그 피해는 아무 죄 없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라며 "정치투쟁과 불법파업을 일삼는 과거의 특권세력에게는 엄중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도 '엄중한 법 집행'을 강조하며 경찰의 적극 대응을 요구한 셈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에 귀를 닫은 포스코에 대해선 그 어떤 행정 제재나 그 흔한 권고의 말 한마디 없던 정부가 투쟁에 나선 노동자와 상급단체 임원에 대해 무차별 폭행과 연행을 저지른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러한 경찰의 막가파식 불법은 그 뒷배가 든든하기에 자행할 수 있다"라며 "그 뒷배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윤석열 정권이다. 윤석열 정부의 극에 달한 노동조합 혐오와 노동배제의 기조가 이런 말도 안 되는 폭력의 든든한 뒷배"라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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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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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피흘리는데 "어떻게 더 친절하게 진압하느냐"는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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