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제 근로자의 상대적 임금지수전일제 근로자의 상대적 임금지수
OECD 교육자료 2017
독일의 학력 간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현실적 이유로 대학교육을 받으려는 수요가 억제되어 청년들과 학부모들은 대학 졸업장에 매이지 않는 삶을 산다. 바꾸어 말하면 독일의 상당수 학생들 스스로 대졸 학력을 고집하지 않는 이유는 전문 기술, 즉 실무능력을 갖춘 직업교육 이수자에 대한 우대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이것은 곧 전문적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 일이 갖는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 평가함을 의미한다.
이제 눈을 한국교육에 돌려보자! 먼저, '기다려 준다'에서 기다림의 선부터 정리해보자! 기다려준다, 언제까지? 특목고와 자사고 입학의 분기점인 중학교 3학년까지? 아니면, 철나면 제대로 발동 걸릴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붙잡고 고등학교 때까지?
초등 4학년에 결정되는 독일에 비해 한국 부모의 기다림은 너무 길다. 그 끝이 언제일지 모르는 그 기다림 속에 부모들은 지쳐간다. 끝없는 기다림 속에 부모의 희망을 사교육비에 담아 쏟아붓는다. 교육 대상인 아이들의 지침과 고통 또한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현실을 인정도 부정도 못 하며 갈등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이 나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조금은 위로가 되면서도 그런 내 모습에 스스로 측은하기까지 하다. 독일에서는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한국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셈이다. 생긴 대로 살게 하자는 다짐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하지만, 그 신념은 주어진 현실 앞에 수백 번, 수천 번도 더 흔들린다.
ʻ남들은 없는 능력도 사교육을 통해 만들어 가는데,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무슨 노력을 쏟고 있는 거지?ʼ, ʻ이렇게 아무것도 안 시키는 것이 부모로서의 직무유기는 아닐까?ʼ, ʻ사교육을 의지하면 아이의 성적이 좀 오를 수도 있을 텐데 언제까지 안 하고 버틸 건데?ʼ
이런 고민과 갈등 속에 부부싸움의 주된 내용은 아이들의 교육 문제가 대부분이다. 따라가고 싶지 않은, 또 따라갈 수도 없는 사교육 때문에 부부 사이는 한참 더 벌어진다. 가끔씩 흔들리는 마음을 남편에게 이런 조바심으로 드러내 본다.
"옆집 아이는 학원을 몇 개 다니는 줄 알아?", "하루에 영어단어를 100개씩 외운대!", "전교 1등인데도 과외를 받는다잖아?" 등등의 팩트와 정보를 쏟아낸다. 이런 내게 돌아오는 건 여지없는 남편의 버럭 뿐이다.
"독일 교육을 보고 와서도 그래? 알면서도 그럴 거면 말도 꺼내지 마!"
주어진 현실 속에 아이들이 무방비로 서 있다는 것, 내면적 갈등 속에서 방어하느라 지쳐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줘도 좋으련만...
엄마는 현실 앞에 속 터지고, 아빠는 곁눈질로 상황과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에 속상하고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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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키일대학(Christian-Albrechts-Universitat zu Kiel)에서 경제학 디플롬 학위(Diplom,석사) 취득 후 시골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1년, 독일 교육과 생활의 경험을 담은, 독일 부모는 조급함이 없다(이비락,2021)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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