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당시 사라진 마을의 이름을 적어둔 추모의 벽
Widerstand
1939년 8월 22일, 폴란드 침공을 앞두고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누가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을 기억하느냐"고요.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그 질문 뒤에는 더 끔찍한 형태의 학살이 이어졌습니다.
잊어버리는 것이 쉽고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어떤 갈등도 분쟁도 일으키지 않고, 과거는 과거의 것으로 그저 묻어두는 것이 훨씬 평화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책임을 묻고, 사과하고, 처벌하는 모든 과정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그런 방식으로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이후 30년도 되지 않아 인류사가 겪어야 했던 비극처럼 말이죠.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 분란과 갈등만을 만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예레반 공화국 광장의 평화는, 바로 그런 과정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학살을 잊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책임도 사과도 거부하며 그것이 평화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평화란 없습니다. 학살의 기억이 사라진 빈 공간에, 우리 시대의 새로운 히틀러가 설 자리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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