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과정 실습 텃밭 풍경
정숙희
기후위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다 해서 우리의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봄이면 주말농장, 도시농부 등 텃밭 접수가 일찌감치 마감된다. 아예 귀농귀촌을 꿈꾸며 공매나 경매, 농지은행 등의 인터넷사이트를 기웃거리기도 한다.
자식들 키우느라 모아놓은 돈이 없으니 손바닥만한 땅을 찾아보지만 어림도 없다. 어마무시한 '평수'와 가격에 입만 벌어진다. 지자체에서도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겨냥해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내놓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농귀촌해서 농사를 업으로 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최종 안식처가 될 수 있을지 새삼 의문이 들게되는 요즘이다. 농막 관련 정책이 도시민의 '주말농장'에는 불편 없을 것이라 하나, 지방으로 가고자 하는 귀농귀촌의 꿈에는 한 차례 찬물을 끼얹은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도시민의 지방분산은커녕,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 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이날 체육대회에서 함께한 사람들의 땀과 열정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 싶다. 점잖으면서도 호탕하고 호기심 가득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솔선수범해서 짐을 나르고, 음식을 나누고, 웃고, 달리고,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땅은 농부를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처럼, 이들에게 농사는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엿보였다. 자신이 선택한 미래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닐 거라는 믿음, 뛰다가 넘어지더라도, 해충으로 피해를 입더라도 내가 선택한 농업이 결코 헛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 말이다. 왜냐하면 내가 스스로 선택했으므로. 어쨌거나 열심히 일한 은퇴자들, 힘냅시다.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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