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5남매'의 눈부신 하루

[동행취재]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재능기부 프로젝트... 두리마을 주민들, 함께 행복해지다

등록 2023.06.21 10:25수정 2023.06.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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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 두리마을 독수리 5남매의 내생애봄날 눈부신 하루 .
당진 두리마을 독수리 5남매의 내생애봄날 눈부신 하루.이지환
     
햇살이 쨍해서 금방이라도 땀방울이 베일 것 같은 지난 17일,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아래 내봄눈) 재능기부 프로젝트' 스태프들과 분주히 움직여 지적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거주시설 '두리마을'로 독수리 5남매를 찾아 길을 나섰다.

이날 내봄눈으로 날개를 달 주인공 다섯 분은 바로, 알랭드롱·신성일 외모는 저리가라의 소유자 송우탁(남, 63), 두리마을은 내가 지킨다는 손정원(남, 62), 트로트를 맛깔나게 부르시는 김현숙(여, 57), 꽃미녀 새침데기 김연복(여, 59), 쌍둥이 소녀를 위해 축하금을 보낸 멋쟁이 할머니 최영희(여, 63)씨였다.
 
왼쪽부터 최영희(63세)씨와 김현숙(57세)씨 .
왼쪽부터 최영희(63세)씨와 김현숙(57세)씨.이지환
 
더운 여름날, 메이크업에 머리손질, 옷 갈아입히는 것도 만만치 않게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일행들의 빠른 손놀림으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특히 주말임에도 두리마을 직원들이 모두 나와 이용인들의 눈부신 하루를 선물해 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은혜 내봄눈 대표는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와 햇살, 장애인 분들이라 이동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 흥얼거리시는 분, 딸과 손주의 이름을 불러보는 분, 부끄럽지만 꽃무늬 원피스가 마음에 드시는지 계속 만지작만지작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미소가 지어지는 하루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행복해요" 연신 외쳤던 말
  
행사 섭외 1순위 송우탁(63)씨 .
행사 섭외 1순위 송우탁(63)씨.문수협
 
준수한 외부에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다방면에 끼가 많아 두리마을 행사 섭외 1순위라는 송우탁씨는 63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고 애교가 많았다.

예순이 훌쩍 넘었음에도 아직도 노모에게는 귀여운 아들이기도 하여 "엄마 사랑해요"라고 애교부리는 살가운 효자 우탁씨는 연신 핑크색 양복을 쓰다듬으며 "저 멋지죠? 저 너무 멋져요"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두리마을은 내가 지킨다는 손정원씨 .
두리마을은 내가 지킨다는 손정원씨.문수협
   
두리마을지킴이 손정원씨도 62세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부끄러움이 많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왔는지, 누가 가는지 모두 총괄하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연한 빛깔 보라색 양복의 주인공 손씨는 여심을 녹였을 법한 특유의 귀여운 표정으로 사진 앵글에 가장 많이 잡히기도 했다.
 
??????? 정 많고 상냥한 김현숙(57세)씨 .
??????? 정 많고 상냥한 김현숙(57세)씨.이지환
 
정 많고 상냥해서 따르는 사람이 많은 밝은 성격의 소유자 김현숙씨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기분이 좋은지 자그마한 목소리로 자신의 18번 '신사동 그 사람'을 응얼거렸다.

"기분이 좋아요. 화장은 이제 두 번째 하는데 너무 예뻐요. 제 모습이 아름다워요. 감사해요"라며 부끄러운 인사를 빠뜨리지 않았다. 연신 빨간 입술을 거울에 비추며 행복해했던 현숙씨.
 
두리마을 꽃미녀 김연복(59세)씨 .
두리마을 꽃미녀 김연복(59세)씨.이지환
 
속마음을 잘 보여주시지 않는 새침데기 두리마을 꽃미녀 김연복씨는 자주 얼굴을 피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꽃무늬 원피스를 입혀드리자 자주 옷을 쓰다듬으며 살짝씩 예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행 중 누군가 "공주님 같아요"라고 속삭이자 슬쩍 보더니,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역시 귀여움을 간직한 공주님이라고 하더니 맞았다.
 
사랑하는 쌍둥이 손녀를 위해 축하금을 선물한 최영희(63)씨 .
사랑하는 쌍둥이 손녀를 위해 축하금을 선물한 최영희(63)씨.이지환
 
올해 예순셋 최영희씨는 20대에 결혼해 자녀로는 딸 한 명을 뒀고, 올해 초등학교에 쌍둥이 손녀들이 입학했다. 최씨는 그렇게 아끼고 아껴 모은 축하금을 손녀에게 보내며 행복해했다고 들었다.
 
왼쪽부터 김현숙(57), 김연복(59), 최영희(63)씨 .
왼쪽부터 김현숙(57), 김연복(59), 최영희(63)씨.이지환
 
"따님 이름 한번 불러보세요~"라고 주문하자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보라야~ 보라야~" 지금까지 소리 지른 것보다 더 큰 음성으로 딸의 이름을 외쳤다. 


최씨 또한 태어나 두 번째로 화장을 해본다며 활짝 웃더니 이내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빠진 치아가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두리마을 관계자는 "이용자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니 더운 줄도 모르고 같이 웃고 같이 행복해했다. 이것이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삶인 것 같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연복, 최영희 .
왼쪽부터 김연복, 최영희.이지환
 
16일 재능기부자는 다음과 같다. 대표 김은혜, 사진 문수협·이지환, 영상 박훈, 헤어·메이크업 권희숙, 의상·소품·코디 김혜륜·김양숙·오현복·강보화, 작가 최미향, 응급구조 이경하, 촬영스텝 김수현·김주원·배전자·신현정·윤이정·주현주, 카피라이터 이근모, 연주 김영신, 현수막 조재진, 간식협찬 이기천·서은옥.
 
김연복, 송우탁, 최영희씨 .
김연복, 송우탁, 최영희씨.문수협
 
이용자 5분의 아름다운 하루 .
이용자 5분의 아름다운 하루.문수협
  
손정원씨 .
손정원씨.문수협
        
왼쪽부터 김현숙, 김연복, 최영희님 .
왼쪽부터 김현숙, 김연복, 최영희님.문수협
    
최영희씨 .
최영희씨.이지환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재능기부 프로젝트에 함께한 분들 단체사진 .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재능기부 프로젝트에 함께한 분들 단체사진.문수협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내봄눈 #내생애봄날눈이부시게 #당진두리마을 #독수리5남매의눈부신하루 #두리로간다누리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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