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에 이어 4차례 연속 동결이다. 물가 상승률이 2% 후반대로 안정되면서 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한은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다음 달 물가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8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도 고려한 모양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이번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됐다.
금통위는 회의 직후 공개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유지하게 된 배경'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수준(2%)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2.7%로 전월 3.3%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은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하고,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낮아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최근 물가 둔화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얘기다.
이창용 "가계부채 과도하다? 시기상조"
이어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은은 현재의 가계부채 수준이 과도한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6%에서 올해 103%까지 떨어졌는데, 지난달에 나온 이 숫자를 보면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GDP 대비로 많이 올라가는 추세로 변동하면, 그때는 과도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태에서 이것이 과도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고, 많은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시기를 못 박아 '연내 인하하겠다' 이런 것은 얘기할 수 없다"며 "경제 전망이라는 것은 항상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목표인 2%로 물가가 충분히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 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며 "그것이 연말이 될지, 언제가 될지, 시기로 못박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금통위원 6명 모두 인상 가능성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