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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국힘 울산시의원들 폭거 저질러"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에 "사퇴" 요구... 보수단체는 "환영"

등록 2023.07.20 13:23수정 2023.07.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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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전 11시 30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를 폐지한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전 11시 30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를 폐지한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시의회(의장 김기환)가 20일 본회의를 열고 '울산광역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안'을 국민의힘 다수결로 통과시키자 이 조례 제정에 참여했던 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관련기사 : 울산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 15개 시도에서 처음 https://omn.kr/24ve3).

시민사회단체는 해당 조례가 통과된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30분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를 폐지한 국민의힘 소속 21명의 울산시의원들은 울산 시민과 학생·학부모·교사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울산지역 40여 개가 넘은 시민사회단체로 이루어진 울산연대회의가 지난 4월부터 민주시민교육조례 폐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시의회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7월 20일 기어이 해서는 안될 폭거를 저질렀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정치적 편향성을 폐지 이유로 들었던 그들이 극우 보수세력들의 의견을 앞세워 졸속적으로 조례 폐지를 강행했다"라며 "시의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부끄러움도 잊은 채 수많은 시민들의 반대 의견을 묵살해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발표한) 울산교육청의 공론화 및 숙의 과정 제안을 보란 듯이 내팽개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는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규정을 명확히 하고 있고, 그동안 학교에 보급되었던 교재에도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내용은 담겨져 있지 않았다"며 "교사와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아주 높았다"고 폐지 반대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기환 시의장은 교재를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학교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면밀한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조례를 폐지한 것"이라며 "극우 세력이 말하는 동성애 미화, 좌파 편향 교육이라는 허황된 논리를 들이대며 폐지에만 몰두한 시의회 의원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그 책임을 물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보수색이 짙은 대구광역시에서도 74억 원을 들여 민주시민교육센터를 지어 학생들의 체험형 민주시민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라며 "울산시의회는 합의하에 제정된 조례를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폐지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수순을 밟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고 했는데, 발의에서 폐지까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라며 "언제 누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쳤나"라고 물었다. 또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상임위와 본회의마저 방청을 불허하는 울산시의회는 무엇이 그리도 다급하고 두려운가"라고도 물었다.


그러면서 "울산 지역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를 박탈한 국민의힘 소속 21명의 울산시의원들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라며 "지금 당장 울산시민과 학생·학부모·교사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보수 단체 "북한 수령주의를 교육 대상으로 삼아"
 
a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울산민주시민학부모연합이 20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를 환영하고 있다.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울산민주시민학부모연합이 20일 오전 11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를 환영하고 있다. ⓒ 박석철

 
한편 보수성향의 일부 단체들은 학교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를 환영하고 나섰다.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울산민주시민학부모연합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2018년부터 울산교육청의 민주시민교육 자료집과 조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해 온 학부모들로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 폐지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자료집이 학생들의 마약, 흡연 금지를 자유권 박탈이라고 암시하거나 법치를 어기는 것을 고무하는 내용, 북한의 수령주의를 민주주의에 비추어 비판이 아니라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울산연대회의가 '이 조례를 논의·토론·대화·타협·여야의 합의를 통해 제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라며 "그러나 저희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고 논의나 토론에 적절히 참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례에 의한 교육이 편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여러분의 단체명을 들고 나가 물어보라, 중립적인 단체라고 말하겠나"라며 "여러분이 자랑하는 민주주의 개념과 보수적 국민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개념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울산 민주시민조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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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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