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에서 잇따라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0일 오전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고, 이후 김재훈 창원고용노동지청장과 간담회를 했다.
윤성효
금속노조,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뒤 창원고용노동지청 대회의실에서 김재훈 지청장을 만나 현대비앤지스틸 사고에 대해 논의했다.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고용노동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업주에 대한 신속한 처벌이 있었다면 사망사고는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체 공정에 대한 작업중지명령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승 지회장은 "지난 3월 우리가 공문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와 회사는 사람이 죽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고용노동지청장이 어제 (이선우) 대표이사를 만났는데, 대표이사는 유가족을 왜 만나지 않느냐. 사과조차 없다. 지금까지 회사의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 유가족은 사흘이 되어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회사에서 노동자가 죽으면 진정한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손덕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자가 죽기 전에 고용노동부가 대책을 세워 근로감독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죽고 나서 이러느냐. 행정지도를 올바르게 했다면 사고가 났겠느냐"고 따졌다.
13년째 일하고 있다고 한 대의원은 "지난 5월에 위험성 평가를 했는데 이전과 같은 내용을 적어 냈다.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은 바뀌지 않기에 위험성 평가를 적어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재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사고 현장을 가보았는데 볼트와 너트의 규격이 맞지 않았다. 한마디로 설비가 노후화된 게 사고의 원인이라고 본다"며 "다른 36개 라인에 18개 가이드테이블이 있는데, 한 크레인의 제작연도를 보니 1976년이더라. 회사가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감독관 직무규정에 보면 1년에 3명이 산재사망하면 구속영장 청구가 원칙으로 되어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3명이 사망했기에 요건이 충족되었다. 그런데 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느냐"라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