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미래농장 김상민씨
주간함양
함양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1996년생 김상민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전학을 가게 됐다. 바로 합천에 있는 원경고등학교(평화고등학교). 김상민씨는 대안학교를 결정한 이유를 두 가지 꼽았다.
"일단 아빠와 누나의 영향이 있었어요. 아빠도 대안교육에 대해 생각이 있으셨고 누나도 대안학교를 갔거든요. 누나도 대안학교가 정말 좋다고 말했고 추천했어요. 다른 이유는 제가 당시 읽었던 책 <열다섯 살 하영이의 스웨덴 학교 이야기>인데요. 북유럽이 교육이나 복지면에서 선진국이고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교육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안교육을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대학교에 가서는 수학과를 선택했다. 수학을 좋아하기도 했고, 대안학교에서 수학교사를 하는 꿈을 꾼 것이 시작이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대안교육을 경험한 상민씨는 다시 학업에 열중하게 되는 과정의 어려움이 남들보다 컸다.
"경찰공무원 준비를 1년 열심히 했는데 시험에서 떨어졌어요. 그렇게 2021년 8월 26일 함양에 돌아와서 부모님을 도와 양계장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제 곧 3년 차에 접어드는 상민씨. 이제야 슬슬 일이 손에 익기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잠시 자리를 비우시고 저 혼자 일을 할 때가 가끔 있는데요. 저 혼자 모든 일을 다 쳐낼 때 일이 손에 익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기억 보물창고, 대안학교
대안학교는 정규 공교육의 규정을 벗어나 자신들의 가치관에 따라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통칭한다.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3(대안학교)을 보면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으려는 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 인성 위주의 교육 또는 개인의 소질·적성 개발 위주의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로 대안학교를 정의한다.
일반 교육과정의 고등학교는 대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대안학교는 최소한의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체험과 경험 위주로 운영된다. 상민씨는 대안학교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대안학교에 간 걸 후회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봤어요. 그때마다 항상 이야기해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안학교에서 반장도, 학생회장도 해보면서 많은 사람 앞에 나가서 토론회도 진행해보고 나병 환자들이 모여있는 소록도 봉사활동, 국토종주, 지리산종주도 했어요. 기숙사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20명이 한 방에 모여 밤새 해결책을 위한 회의도 해보고요. 혼자 템플스테이에 가서 3000배를 해보기도 했어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활동의 과정과 결과 속에 여러 일이 있는데 그게 전부 저에게는 보물 같아요."
경험은 돈을 주고서도 못 산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상민씨는 경험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 몰라,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상민씨는 "사실 낯을 많이 가리고 항상 머뭇거리고 고민이 많다"고 고백했다. 낯선 사람 앞에 설 때면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아무 말도 못 한 때도 잦다. 하지만 대안학교에서 했던 다양한 도전과 경험의 결과가 쌓여서 그런 소극적인 성격을 많이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