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물품 대여료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속초해수욕장.
신정희
그동안 국내 관광지의 바가지 행태에 관한 보도를 많이 접해서 당연히 비싸겠거니 하고 검색도 안 했는데 요 근래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기사를 보면 비단 속초뿐 아니라 강원도의 다른 지자체들도 여름철 해수욕장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 강릉시는 해수욕장 파라솔과 튜브 등의 임대 상한선을 각각 1만 원과 5천 원으로 정했고, 동해시는 피서철 숙박요금 피크제를 도입해서 성수기(7~8월) 요금을 비수기 대비 2배 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고물가와 불친절로 내국인 관광객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제주시도 부랴부랴 휴양지 숙박비·밥값 등에 대한 물가 단속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기간 동안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 관광지를 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여행이 재개되자 바가지요금을 피해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엔저현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찾고 있고 베트남이나 대만 등 저렴한 비용으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지역으로 떠나는 지인들도 많다. 당장 나부터도 시어머니의 칠순을 앞두고 국내보다는 해외를 알아봤으니. 시어머님이 국내여행을 더 선호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제주로 가기로 결정했지만 솔직히 해외여행과 맞먹는 경비를 지출하려니 손해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국내 관광지가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속초해수욕장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반가웠다. 물론 아직도 갈 길이 멀긴 하다. 동해안의 소규모 해수욕장에서는 시에서 조례로 정한 금액보다 몇 배로 높은 사용료를 받으며 배짱 영업을 하는 곳들이 있고, 관광객 대상의 식당 메뉴는 대부분 2만 원 이상이며(1만 원 대면 저렴하다고 여겨질 정도) 숙박비도 여전히 비싼 편이다. 하지만 지자체와 상인들이 이제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K컬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계속 늘고 있는데(이번 속초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보였다) 국내 관광지가 쇄신에 성공하여 과거의 오명을 벗고 내외국인 모두에게 두루 사랑받는 여행지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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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와 책 리뷰를 적는 브런치 작가입니다. 다정하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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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바가지 요금 걱정했는데...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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