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월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소연
김 지사는 이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국토부 원안이 갑자기 변경되고 그 변경된 노선의 종점 부근에 특정인 소유의 토지가 있다면, 변경 과정에 대한 의혹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면서 "그런데 국토부는 누구나 제기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짜뉴스', '괴담', '오물'이라 비난했다. 국민을 협박하는 듯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과 여러 차례의 말 뒤집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또 "이제는 변경안이 원안보다 더 좋은 노선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원안과 변경안을 비교 검증하자고 한다"면서 "거듭 강조하지만, 원안이 좋으냐 변경안이 좋으냐는 이번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 '왜', '누가',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는가, 이 세 가지가 의혹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토부 원안이 종점을 포함해 무려 55%나 바뀌면서 새로운 노선이나 다름없는 변경안이 나온 배경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 지사는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후 시·종점이 변경된 고속도로 사업이 14건이나 된다면서 '이례적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면서 경기도가 조사한 내용을 공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국토부가 제시한 14건 중 2건은 아예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된 사업이고, 나머지 12건 중 11건은 2012년 이전 사업이다. 2012년, 기재부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예비타당성 조사 후 노선의 1/3 이상이 변경될 경우에는 기재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생겼다. 실제 2012년 이후 '계양-강화 고속도로'만 종점이 변경됐는데, 이마저도 노선 변경은 5%에 그쳤다.
김 지사는 "국토부가 주장하는 노선변경 이유와 과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지나치게 비정상적이고 이례적"이라며 "앞으로도 노선을 왜 변경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민간 용역업체가 노선변경을 주도했다'는 국토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용역업체가 용역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착수보고서'에서 국토부와 기재부가 2년 넘게 검토하여 확정한 '예타안'에 대해 55%나 변경되는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국토부의 노선 결정 과정에서 경기도가 배제된 점을 비판한 뒤, '경기도가 변경안에 동의했다'는 국토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1차 협의에서 배제된 경기도엔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원안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며 "2023년 1월, 2차 협의에서도 국토부는 변경안에 대한 의견만 요청했을 뿐, 원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미 노선을 결정한 후 경기도에는 통보만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