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시라쿠사에서 라구사로 이동하는 길 풍경
송진숙
저녁에 시라쿠사 숙소 주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라구사 숙소 주인에게 픽업을 부탁해 봐. 시라쿠사에서 라구사로 가는 것 보다는 라구사에서 픽업을 하는 것이 좀 더 저렴할 거야."
갑자기 머릿속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방법도 있구나! 바로 라구사 주인에게 연락을 했는데 저녁때까지 답이 없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밤중에 자고 있던 친구가 Whatsapp 문자에 깼다. 라구사 주인에게 몇 시에 픽업하면 되겠냐고 연락이 왔단다. 그러더니 잠이 덜깬 친구는 자기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풀어주고는 다시 잠에 떨어졌다.
친구의 휴대전화가 꺼질까 봐 틈틈이 클릭을 하며 라구사 숙소 주인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밤 11시 넘은 시간까지 연락하던 끝에 100~110유로 정도면 가능하다고 했다. 시라쿠사에서 가는 것보다는 확실히 저렴했다. 좀 더 협상했다. 혹시 100유로 이하로는 안 되겠냐고 물었다.
"3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비용이 아주 적진 않을 텐데... 픽업서비스를 받을래? 대중교통을 이용할래?"
100유로에 합의를 보았다. 세 사람과 여행 가방 세 개 포함이라는 것도 확인받았다. 혹시 나중에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어 미리 다짐받았다. 자정이 넘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정보를 알려 준다. 12시 30분에 알려준 주소로 갈 것이고, 차는 검은색 밴이고, 기사 이름도 알려줬다. 잘됐다.
숙소 주인이 밤늦게까지 교통편에 대해 같이 고민해 주고 도와준 것이 고마웠다.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그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역시 여행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해!
다음 날 아침 떠나기 전에 짐을 싸서 마당에 내놓고 차가 올 때까지 동네를 좀 더 돌아보았다. 이동하는 동안 먹을 점심거리를 사러 가는 사이 픽업 차량이 10분 안에 도착한다고 연락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