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계곡 수직 암벽, 여기 고란초 자생지가 있네요

전북 남원, 고란초 자생지 지의류와 선태식물의 공생 생태 관찰해보니

등록 2023.08.09 14:00수정 2023.08.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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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전북 남원시는 지리산 국립공원에 접근하는 교통이 편리한 도시이다. 남원시 주천면의 구룡계곡에서 백두대간 정령치와 만복대를 거쳐 성삼재와 노고단으로 이어진다.

남원시 운봉고원을 지나서 실상사가 있는 산내면 뱀사골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고, 함양군 마천면에서 백무동 계곡이나 칠선 계곡을 타고 천왕봉으로 오를 수 있다.


남원시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물줄기가 섬진강과 낙동강의 두 강의 수계로 나뉘어 흐르는 유일한 지역이다. 남원시 주천면의 지리산 권역은 섬진강 상류가 되며, 남원시 운봉고원(운봉읍, 인월면, 아영면)과 산내면의 지리산 권역은 낙동강 상류가 된다.

지리산은 18억 년의 장구한 지질 시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서, 지리산 야생화의 생명력과 구름처럼 변해가는 자연의 풍경도 고색창연한 중후함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지리산 계곡 절벽에서 만난 이것
 
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8월 초순, 입추의 계절에 찾으니 지리산 국립공원의 계곡마다 탐방로마다 여름의 신록이 푸르고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어느 계곡 물소리가 시원한 탐방로의 암벽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높다란 수직 암벽에 고란초가 자생하고 있었다.
 
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고란초는 양치식물 고란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한다. 고란초는 강가 절벽이나 바닷가 숲속에서도 잘 자라는데, 수직인 암벽의 갈라진 바위틈에 착생하면 선태식물인 이끼류나 균류와 조류의 공생체인 지의류와 이웃하여 공중의 습기를 흡수하여 살아갈 수 있다. 고란초, 지의류와 선태식물은 환경지표 식물로 기후변화나 수질오염 같은 환경조건에 민감한 점도 공통적이다.

고란초도 양치식물이므로 포자낭군(胞子囊群)의 배열을 볼 수 있는데, 잎몸 중앙맥 양쪽에는 지름 2∼3mm의 둥근 포자낭군이 2줄로 배열되어 있다. 고란초 잎몸의 앞면에 오돌토돌한 둥근 모양이 보이고 그 뒷면에 포자낭군이 붙어 있다.
 
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양치식물 화석은 3억 4500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 초기의 것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양치식물은 줄기와 잎 모양이 아름답다. 양치식물에 속하는 고사리, 석송, 속새, 쇠뜨기와 논 개구리밥(부평초) 등도 자세히 보면 여느 관상용 식물 못지 않다.

선태식물인 이끼류는 뿌리와 잎이 분화되지 않은 진화 단계의 식물이고, 양치식물은 뿌리와 잎이 분화되어 물관과 체관을 갖춘 식물의 진화에 의미 있는 식물로서 양치식물은 혁신의 아이콘이다.


훌륭한 자연사 박물관
 
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까마득한 지질 시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리산에서 수억 년 전의 식물 진화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지의류, 선태식물과 양치식물인 고란초를 함께 볼 수 있어서 감동적이다.

선태식물과 양치식물은 생활사에서 포자체와 배우체라는 두 종류의 세대를 거친다. 선태식물로 우리가 이끼라고 하는 몸체는 배우체(염색체 수 n)의 세대이고, 양치식물의 고사리나 쇠뜨기의 잎과 줄기는 포자체(염색체 수 2n)이다.
 
a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지리산 계곡 절벽 고란초 자생지 ⓒ 이완우

 
선태식물과 양치식물이 감수분열하여 포자(n)을 만드는 것은 공통이지만 선태식물은 배우체(염색체 수 n)가 본체인데 양치식물은 포자체(염색체 수 2n)가 본체인 식물의 생활사로 변혁을 이루었으니, 식물의 진화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생명 진화의 역사에서 까마득한 수억 년 지질 시대를 살아온 이들 지의류, 선태식물과 고란초 양치식물이 공생하는 절벽을 경외심으로 바라본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고란초가 피어 있는 절벽이, 수억 년 식물 진화의 역사를 설렘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연사박물관이 되어 있었다.
 
a  지리산의 여름 풍경

지리산의 여름 풍경 ⓒ 김태윤

 
#지리산 고란초 #양치식물 고란초 #양치식물 진화의 혁신 #남원시 섬진강과 낙동강 상류 #남원 운봉고원 낙동강 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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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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