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 중앙 현관.
교육언론창 윤근혁
서울 서이초 교사가 생을 마감하기 5일 전, 이른바 연필 사건 가·피해 학부모 모두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하거나 이 휴대전화에 문자를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가해 학생 학부모는 밤 9시에 고인의 휴대전화로 "따지는 듯한 내용의 긴 문자를 보냈다"는 증언이 새로 나왔다.
이에 따라 "연필 사건 학부모가 먼저 해당 교사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일부 내용만 선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휴대전화 문자는 빠져... 경찰 일부 내용만 선별 공개?
16일 서울교사노조는 "7월 12일 오전 연필 사건이 일어났고, 피해자의 학부모가 (이날) 오후에 고인의 개인 휴대 전화로 통화와 문자가 있었다"면서 "(이날) 저녁 9시에 가해자 학부모가 교사 개인 휴대전화로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고인 휴대 전화에는 12일 오후 2시 51분에 해당(피해) 학부모와 7분 통화하고, 오후 3시 11분에 (가해 학부모와) 4분 통화, (밤 9시에 가해 학부모의) 문자 1번의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의 어머니와 접촉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 연필 사건은 고인이 담임을 맡은 1학년 두 학생이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 연필로 얼굴을 긁은 사건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이 고인의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고, 고인이 먼저 (개인) 전화를 건 적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 경찰은 가해 학부모가 고인에게 12일 밤 9시에 장문의 문자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문자의 내용에 대해 서울교사노조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고인의 어머니를 통해 전해 들은 바로는 '조목조목 따지는 듯한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 긴 문자... "조목조목 따지는 듯한 내용이라 들었다"
고인은 연필 사건 다음 날인 13일 오후에 고인의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조는 "고인이 연필 사건을 중재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고인의 학급 26명의 학생 학부모 가운데 10명이 지난 3월 6일부터 7월 14일 사이에 "우리 아이가 놀림 혹은 폭행당했으니 확인해 달라"는 등의 요구 내용을 학교문자시스템인 '하이톡'을 통해 고인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고인은 "제가 미처 살피지 못했다", "송구스럽다"는 말을 반복하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