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소연
"당론으로 정할 사항은 아니다."
국민의힘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계속해서 거리를 두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홍 장군의 과거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을 문제 삼아 적극적으로 이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군 홍범도 함의 명칭 변경도 검토할 만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화두를 던진 상황이다.
용산 대통령실과 정부가 이처럼 목소리를 높일 때, 평소의 여당이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흉상 이전 문제에 한해서는 한 발 빼며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는 모양새이다.
"육군사관학교가 입장 냈다... 그 과정을 지켜보겠다"
1일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도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육사 내 항일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여당은 이날 현재까지 관련해서 공식 논평조차 전혀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흉상 이전에 반대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고, 국회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동상 문제는 어제 육사에서 입장이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홍범도함 문제는 음… 어쨌든 장관이 (국제방위산업 전시회 참석 후) 돌아와서, 국방부 장관이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정리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라고만 이야기했다.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 측으로 대답을 떠넘긴 셈이다.
윤 원내대표는 "당론으로 정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육사에서 이전과 관련해서 입장을 발표했고, 동상이 위치하고 있는 기관에서 입장을 발표했으니까, 또, 육사에서 여러 가지 또 과정을 거쳐서 하겠다 이런 취지로 이야기했으니까, 그 과정을 지켜보겠다"라고 반복했다.
야당의 반발에 대응할 생각이 있는지 추가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육사생도들을 교육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라며 "거기에 동상이 설치된 인물들의 여러 가지 이력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평가해서, 학생들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지, 이런 것들을 판단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육사 차원에서 판단해서 과정을 거쳐서 하겠다고 하니, 우리 당은 지켜보겠다"라며 별다른 개입이나 대응을 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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