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집회'가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다.
복건우
충북에서 초등교사로 일하는 황아무개(38)씨는 4일 오늘 하루 연가를 내고 서울로 올라왔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황씨의 학교는 당초 연가·병가를 사용하겠다는 대다수 교사들을 고려해 재량휴업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교육부의 강경대응 방침에 이를 철회했다.
그럼에도 황씨는 연가 신청을 회수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이 마지막 집회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교실을 바꿔나가기 위해 함께하겠다. 흩어지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다는 이아무개(50)씨도 이날 하루 병가를 쓰고 일찍부터 국회 앞 집회에 합류했다. 27년차 경력의 이씨는 올해 3월 처음으로 교권침해 사례를 겪었다. 동료 교사들의 반복되는 죽음에 무기력함과 공포를 느꼈지만, 그는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씨는 "오늘 집회에 나오기 전 교장선생님이 '여러분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찢어진 우산밖에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더는 교육부의 선의에 기대어 내 인생을 맡길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육부 장관이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하지만 그건 우리들에게 아무런 협박이 안 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고쳐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 날인 4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 황씨와 이씨처럼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려는 교사들이 이곳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교육부가 이들의 집단행동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엄정대응에 나선다고 했지만, 교사들은 연가·병가를 내는 것을 택했다. 주최 측은 평일임에도 "1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진상규명이 추모다", "교권보호합의안 의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