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3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대표 평가전 네이버 응원 페이지. 사우디 응원 수(114만건)가 한국(107만 건)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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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포츠 응원 페이지에서 한국 팀보다 상대 팀 응원 비율이 높은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때도 다음 스포츠의 키르기스스탄 팀 클릭 응원 비율이 한때 85%에 달했다.
다음과 달리 네이버 응원 페이지는 로그인해야 참여할 수 있지만, 역시 응원 횟수 제한은 없다. 지난 9월 13일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선 네이버도 사우디 응원 수(약 114만 건)가 한국(약 107만 건)을 앞서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에 "스포츠 경기의 경우 (한국 팀보다 상대 팀을 더 응원하는) '역응원' 사례가 많이 있다"면서 "한국인이지만 한국 팀의 경기 내용에 불만인 경우 다른 팀을 응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오후 10시까지만 해도 한국-중국 합산 220만 건 정도이던 응원 건수가 경기가 끝난 다음날 새벽 0시 30분 이후 수천만 건이 갑자기 늘어난 일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의 한 유저는 지난 2일 새벽 자신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중국 응원 수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0시 38분부터 게시판에 매크로 프로그램 실행 화면과 함께 "중국 쪽에 몰표 넣는 중이다"라고 주장했는데, 카카오에서 공개한 중국 응원 클릭 급증 시간대와 겹친다. 그는 이날 오전 5시쯤 "중국 정부가 할 짓이 그렇게 없어도 고작 ** ** 포털사이트 투표를 주작하겠냐고"라고 다른 이용자들의 중국 정부 개입 의혹을 조롱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글을 올린 디사인사이드 유저가 '클릭 응원' 어뷰징 당사자인지는 확정할 수 없다"면서 "해당 글의 진위 여부와 위법성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국적 표기제' 띄우는 국힘... 오픈넷 "표현의 자유, 과도하게 억제"
이렇듯 중국이나 북한 등 외부 세력이 응원 수 조작에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털 '다음'이 여론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라면서 "(김 대표 본인이 지난 1월 대표발의한) 댓글 국적표기법안도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여, 댓글 조작이나 여론조작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2월 포털 등 정보통신사업자가 인터넷 댓글 작성자의 국적, 국가명, 우회접속 여부 등 표기하도록 한 '댓글 국적 표기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과 비밀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위축시킨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오픈넷 이사인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일 <오마이뉴스>에 "댓글 국적제는 국가후견주의적 관음증일 뿐"이라면서 "국민은 그런 댓글(응원 수) 치우침 현상을 신기해할 뿐인데 국가가 나서서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연금에 대해 찬반 클릭이 있으면 참가자들 나이를 알고 싶을 테고 '노란봉투법' 찬반 클릭은 참가자들이 노동자인지 알고 싶을 것"이라면서 "플랫폼과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IP 주소를 공개하는 건 몰라도 강제로 IP 주소 위치를 공개하게 하는 건 효과도 없고 표현의 자유도 과도하게 억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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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도 역응원당했는데... 묻지도 않고 '댓글 국적제' 몰고가는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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