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기소에 대한 변호인단-군인권센터 공동기자회견이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하주희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정관영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권우성
국방부가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입장을 반박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병대 순직사고 조사관련 논란에 대한 진실>이란 제목의 문건에 대해 박 대령의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국방부가 만든 괴문서와 (박정훈 대령을 불구속 기소한) 군검찰 공소장은 쌍둥이"라고 주장했다.
10일 오전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변호사는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에 제공했는지도 알 수 없다"면서 이 문건을 "괴문서"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이 괴문서는 공소장보다 먼저 세상에 알려졌지만 실은 공소장과 쌍둥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그 근거로 우선 국방부 검찰단이 지난 8월 30일 박정훈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국방부 장관이나 법무관리관이 '혐의사실을 빼라'고 지시하였고 이는 적법한 지시라고 주장했는데, 문건에는 '이첩 보류 지시 외 다른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일방적 허위 주장'이라고 적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이 이 문건의 취지대로 구속영장청구서를 변경해 공소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당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종섭 장관 해외 일정 종료 후인 8월 3일 이후 지침을 다시 받을 때까지 기록 송부를 보류하라", "장관 지시 사항은 '혐의자를 특정하지 않고 자료만 주면 된다'", "법무관리관이 '혐의 사실, 혐의 내용을 다 빼라'고 말하였다는 점 역시 위법하거나 부당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문건에는 관련 내용에 대해 "이첩 보류 지시 외 다른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일방적 허위 주장", "장관은 이첩 보류만 지시하였을 뿐 특정인 혐의 제외나 수사자료 정리 등의 내용을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군검찰은 박 대령 공소장에서 "'장관님이 귀국할 때까지 이첩을 보류하라'는 정당한 명령", 참고 자료에선 "법무관리관은 특정인에 대한 사건 은폐·왜곡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음"으로 명시해 결과적으로 문건 주장과 유사한 내용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외에 문건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박정훈 대령이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는데 국방부 검찰단이 배포한 참고 자료에도 박 대령이 수없이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김 변호사는 "이는 박 대령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괴문서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공무원들에게 이런 괴문서를 만들어 유포하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직권남용에 해당할 뿐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라면서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사람은 국방부 장관이 아닌 제3의 인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대령 변호인단은 면밀히 검토해 직권남용 외에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 가장 적합한 조항을 찾아 형사고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해당 문건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예비역 군인들을 중심으로 유통되었고,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언론에도 전해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문건을 국방부에서 작성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건은) 지금까지 (국회나 언론에) 설명 드렸던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문서는 언론에 공식적으로 제공하거나 퍼블리시(공개)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건 작성 의도에 대해 전 대변인은 국방부 주요 직위자들과 정책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성 일자나 유출 경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A4용지 12쪽 분량의 문건은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의 문제점과 이첩 보류 지시의 정당성 ▲문서 결재 이후 지침 변경의 정당성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는 적법한 권한의 행사 ▲수사 개입 주장의 허구성 ▲국방부 차관과 법무관리관의 직권남용 주장의 허구성 ▲대통령실 개입 주장의 허구성 등 1~11번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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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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