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청년 생존기>표지
수다판
<고립청년 생존기>는 고립을 경험한 청년 7인을 인터뷰한 인터뷰집이다. 누누, 처음처럼, 오뚝이, 무명, 석태풍, 정별하, 익명 등 가명으로 등장하는 이들 7인은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다.
디자이너, 물류 벤더 관리자, 공시생, 전직 스타일리스트, 엔지니어, 방사선사 등 직업도 다양하다. 그러나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립감을 경험했고,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2030의 취업 포기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즉,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 구인·구직을 포기하며 고립에 처한 것이 아니다.
<고립청년 생존기>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자의 생각을 전개해 나가기보다는, 먼저 7인의 청년 각자가 살아온 삶의 과정을 조명하고, 그들의 인생을 통해 왜 고립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어떤 어려움에 부닥쳤는지를 조명한다.
사회로 한 발 들어갈 용기
저자는 최대한 가공 없는 이야기를 통해 이들을 조명하기에, 실제 2030이 겪는 현실이 그 어느 책이나 기사보다도 진솔하게 와닿는 효과로 이어진다. 이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 차원의 지원, 주변의 애정과 관심이다.
실제 고립 속에서 헤어나온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청년들을 돕는 공동체 '니트컴퍼니' 또는 '청년지원사업'을 통해 고립을 극복한 경우가 많았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과 교류하고 그 속에 녹아들면서 정신적 고통을 해소하며 사회 속으로 한 발 내디딜 용기를 얻게 된 것이다.
고립을 경험한 이들은 불우한 가정사를 겪은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린 시절의 가정사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이들은 사회로 나올 때부터 불안감에 빠져들고, 성공에 대한 강박에 빠져든다. 그러면서도 무언가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좌절하게 되고, 심리적 공황에도 빠진다. 어쩌면 그것은 가정의 지원을 받지 못하므로 뒤가 없다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싶다.
7인의 청년 중 오뚝이는 직장을 다니다 상사와의 불화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상사에게 느낀 배신감과 충격은 트라우마가 되어 자신감마저 잃게 만들었고, 실패나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오면서 정신적 공황으로 이어졌다. 그는 원래 외향적인 성격이었지만, 상사와의 불화 이후 본래의 성격을 완전히 잃게 되었다고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계속해서 낙방하는 바람에 힘든 시간을 보냈단다. 정신적인 공황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결국 적응하지 못하면서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잃게 되었고 내면의 피폐함을 견디기 어려웠으나 니트컴퍼니를 통해 겨우 이를 극복했다는 사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