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2일 한동수 당시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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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의 3월 19일 쿠데타 발언의 의미 >
쿠데타는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권을 빼앗으려고 일으키는 정변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5. 16. 군사쿠데타와 12. 12. 군사쿠데타가 있었다. 5월 민주화 항쟁의 숭고한 희생과 하나회 해체 등 군대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무력에 의한 군사쿠데타는 불가능해졌다. 그리하여 정권을 바꿀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꾸는 세력은 극보수 언론과 검찰이다. 군대 무력이 아닌 합법적인 수사권과 기소권과 여론조작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쿠데타다.
이동한 조선일보 사회부장은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조선일보와 TV 조선이 박근혜 정부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물론 우병우 민정수석과 조선일보간 대립을 계기로 TV조선은 미르재단과 K재단과 청와대와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보도를 쏟아냈고, 고영태로부터 제보받은 최순실의 이른바 '의상실 영상'을 공개하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박근혜 파면 결정은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휘감던 세월호 어린 영혼들의 절규가 있었다.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서 외쳤던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초들의 도도한 힘과 의지였다. 때가 되면 국민들이 나라를 바로잡아 놓는 것이다.
2020년 3월 19일 오후 6시경 검찰총장실에서 호출하여 8층 총장실에 올라가보니 대검 부장들이 모여 있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허 모 검사의 본인상 빈소가 마련된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에 문상을 가려 했는데, 코로나 19로 조문이 취소되었다고 하면서 대검 부장들과의 저녁 번개 모임을 제안했다.
이주형 과학수사부장이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있는 '어여쁜 한우'를 추천하여 거기로 이동하였다. 구본선 대검 차장과 심재철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대검 부장들이 참석했다. 검찰총장이 도착하기 전 대검 부장들은 너나 없이 당시 최대 관심사였던 4. 15.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관 부서인 공공부장의 의견을 물어보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정수 기조부장은 코로나로 인해 야당인 미래통합당(2020. 2. 17. 자유한국당 등이 모여 창당되고, 2020. 9. 2. 국민의힘으로 당명 변경)이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검 부장 중 연수원기수와 나이가 선임이므로, 의전상 나는 검찰총장의 좌측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술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총장이 하는 말을 빠뜨리지 않고 잘 들을 수 있었다. 검찰총장은 그간 건강상 이유로 술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날 따라 기분 좋은 상태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여러 잔 하였고, 호기롭게 많은 말을 하였다.
그날 기억나는 검찰총장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나는 검찰총장과 저녁회식을 한 것이 3번째에 불과했으니, 그가 하는 말은 사적인 말이 아니라 검찰 조직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했다.
전생과 관련된 말이다.
"1890년대 일제 때 태어났으면 마약판매상이나 독립운동을 하였을 것이다."
나는 천불교(천주교이자 불교) 신자로 오해받을 정도로, 해인사 원당암에서 용맹정진 참선을 하고 금강경, 능엄경 등 불교에 관심이 많고 관련된 서적을 읽거나 공부를 하였다. 그러한 관계로 육신통 중 전생을 아는 것은 높은 신통력으로 알고 있었고, 경허 선사의 말씀처럼 전생을 볼 줄 안다고 신통을 내세우는 것은 백이면 백 가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강릉의 심 도사 등과 교류한다는 말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느 무속인이나 그와 비슷한 가짜 승려와 교류하고 있으며, 그 사람으로부터 속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참고로 검찰에서는 인사철에 승진을 할 수 있는지 점을 보거나 내가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풍수나 사주 등을 보고 팔공산 등에서 기를 받거나 기도를 하는 검사들이 적지 않았다. 위험한 일을 하여 자아 깊은 곳에서 두려운 마음이 들고 검사장 등으로 승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조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속 등에 대한 의존도가 더 큰 것으로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