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현습지에 나타난 물고기떼. 누리떼로 보이는 수많은 물고기가 팔현습지 금호강을 뒤덮고 있다. 낯선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대구 팔현습지에서 특이한 현상이 목격됐다. 겨울 초입임에도 물고기떼가 나타나 선회를 하는가 하면, 낮 시간대에 참매가 물가까지 날아오고, 주로 밤 시간대에 활동하는 고라니가 낮에 등장하기도 했다. 마치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팔현습지)의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아래 거짓부실위)의 '부결' 소식에 집단 항의라도 나선 것만 같은 모양새다(관련 기사 :
"미흡하지만 부실은 아니다? 팔현습지 환경영향평가에 면죄부").
지난 22일 금호강 예술행동을 벌이고 있는 '금호강 디디다' 팀과 함께 팔현습지를 찾았다. 산란-부화철도 아닌데 겨울 초입에 물고기떼가 나타나 선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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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떼의 '집단 항의' ⓒ 정수근
그 모습을 본 디디다팀 기획 담당 서민기씨(음악인)는 이렇게 촌평했다.
"물고기들도 (부결) 소식을 들었나 봐요. 떼로 나서서 집단 시위라도 벌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을 처음입니다. 팔현의 친구들이 하나둘 움직임을 시작한 거 같아요."
아니나 다를까, 순간 참매 한 마리가 창공에서 갑자기 급강하해 날아들어 금호강 강바닥에서 유유히 유영하던 오리들이 깜짝 놀라 떼로 날아올랐다. 이 역시 낯설고 기이한 현상이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낮시간에 참매가 물가까지 날아온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